이 기사는 2017년 09월 07일 15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6월 용산의 한 주상복합단지.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수분양자들의 대금 납입에 문제가 생겼다. 8·2 대책의 대출 규제가 소급 적용되면서 60%였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갑자기 40%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 주상복합 아파트의 최저 분양가는 14억 원 수준이라 계약자는 최소 3억 원 이상의 별도 자금이 필요하게 됐다.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뿐 아니라 중도금대출 문제는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실상 한 세대당 주택담보대출 한건으로 규제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규제 대상이 아닌 지역에서도 낮아진 LTV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중도금대출을 받지 않고 자기자금을 댈 수 있는 분양자들이라면 다행이다. 하지만 잔금 납입과 함께 입주시 전세자금으로 메우려 했던 분양자, 즉 갭 투자자들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떻게든 외부에서 자금 조달을 할 수밖에 없다. 이 틈을 파고 드는 금융시장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중도금대출 사모펀드 등장
이달초 H 자산운용은 하남 미사 지구 '랑데르Ⅲ' 상가 건물 수분양자 중도금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했다. 이 펀드의 투자기간은 14개월로 제시된 수익률은 내부수익률(IRR) 기준 4% 내외다.
이 펀드가 바로 수분양자들의 중도금 대출을 지원하는 펀드다. 수분양자들이 개인 자산가들이 투자한 펀드로부터 중도금 대출을 받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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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펀드는 H 저축은행이 하남 미사 상가 랑데르Ⅲ 분양자에게 대출한 채권을 펀드가 사들이는 방식으로 투자하게 된다. 대출채권을 유동화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펀드 투자자가 수분양자의 중도금을 대주게 된다.
사모펀드 형태의 이 같은 종류의 펀드는 상가 외 아파트 중도금 대출을 위해 알게 모르게 금융권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금대출로 부르지 않고 있지만 유사한 방식으로 중도금 대출을 지원하는 펀드도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정부의 8.2 대책으로 중도금 대출이 막힌 수분양자들에게 자금을 대기 위한 사모펀드를 고민하고 있다"며 "최근 대다수 증권사 구조화 금융 부서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행사 대여, LTV 적용 안받아 '편법'
통상적으로 아파트 분양대금 납입절차에 따르면 강화된 대출 규제는 중도금 5회와 6회차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아파트 분양대금은 통상적으로 계약금 10%와 6차례의 중도금 60%, 마지막 30%의 잔금으로 구성된다. LTV 40%를 적용하게 되면서 중도금 5회차부터 LTV 50%를 넘어서게 된다.
사모펀드가 이 대금을 지원하는 방식은 시행사에 대한 대출, 그리고 시행사가 수분양자에게 대여하는 구조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회사가 아닌 건설사인 시행사로부터 대여받는 자금은 분양자들의 LTV에 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LTV 규제는 금융회사 대출에 한정돼 있어 시행사 대여금을 통해 수분양자들이 LTV 규제에서 벗어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분양자들은 중도금 대여를 받아 계약금을 떼이지 않게 되고 시행사 입장에서는 입주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LTV를 넘어서는 중도금대출은 저축은행이 담당해 오다 수년전부터 사채 시장으로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채시장에서 이뤄지던 금융을 제도권이 받아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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