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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하나UBS운용 바이아웃 옵션 포기 배경은 환차손 등 손실 불구 한국 운용업 미련 접어

이승우 기자공개 2017-09-08 13:18:40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8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투자가 UBS가 보유하고 있는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51%를 모두 사들이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투자가 먼저 매입 의사와 가격을 밝혔고 UBS가 이를 그대로 수용한 점을 감안하면, UBS는 하나UBS자산운용에 대한 미련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업계에서는 UBS가 이미 한국내 운용업에 대한 정리를 할 것이라고 봐 왔기에 이번 협상 결과는 수순이기도 했다.

만일 하나금융투자가 제시한 조건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UBS는 하나금융투자가 제시한 가격으로 하나금융투자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49%를 되사들일 수 있었다. 지난 2007년 양측은 합작종료시 양측의 지분 매각을 위해 바이아웃(Buy-Out)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이 옵션은 먼저 지분 매입을 제시한 쪽의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나머지 한쪽이 그 가격으로 지분 모두를 살 수 있는 조건을 단 계약이다. UBS가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100%를 보유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바아아웃 오퍼를 내지 않은 UBS는 그 정도의 애정이 없었던 셈이다.

업계와 합작사인 하나금융 측에서도 UBS의 철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다. 지분 51%로 경영 주도권을 쥐고 있던 UBS가 그동안 하나UBS자산운용의 쇠퇴를 보면서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아예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UBS자산운용은 대표적인 공모펀드도 없고 하나금융 계열사의 MMF로 체면치레를 할 정도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UBS측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이원종 사장으로 대표를 교체했지만 그 이후에도 자산은 물론이고 수익성 모두 뒷걸음질쳤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52억 원으로 전년 동기(59억 원) 대비 11%(7억 원) 감소했다. 일임자산이 1조 3000억 원 가량 줄어든데다, 1조 원 가량 늘어난 펀드 운용자산은 저수익성의 하나금융 계열사 중심의 머니마켓펀드(MMF)만 늘어나면서 수수료 수익이 감소했다.

UBS 그룹 차원의 전략상으로도 한국에서의 자산운용 철수 가능성은 높았다. 이미 UBS은행이 국내에서 철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크게 이익이 되지 않는 하나UBS운용을 굳이 남길 이유가 없었던 것. 다만 10년전 하나UBS운용 지분 매입 당시보다 스위스프랑 가치가 거의 두배 수준으로 올라 환차손을 극복할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주목되는 건 매입 가격이다. UBS는 10년전 하나UBS지분 51%를 1800억 원에 매입했는데 이중 자산이 늘지 않아 되돌려 받은 돈(위약금 조건)이 300억 원 가량이다. 결국 51% 지분 가격의 원가는 1500억 원 정도로 하나금융은 이보다 한참 낮은 가격을 제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산운용업 라이선스가 낮아졌고 하나금융 입장에서 하나UBS운용이 아니면 하나자산운용을 키우면 될 일이기에 높은 가격을 제시했을 리가 없다"며 "아마 UBS의 최초 매입가격을 한참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UBS의 한국 자산운용업 진출은 실패로 끝이 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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