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미래에셋, IPO 순위경쟁 '가속화'산일전기·전진건설로봇·플랜텍 출격 대기…중소형주·스팩 상장도 '시동'
권순철 기자공개 2024-04-29 08:27:1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5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연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는 세 개의 딜을 필두로 기업공개(IPO) 주관 경쟁에 불을 붙인다. 산일전기, 전진건설로봇, 플랜텍이 그 후보로, 도합 공모 규모만 최소 1500억원을 넘어간다.HD현대마린솔루션, 시프트업 등 빅딜에서는 빠졌지만 세 기업을 단독으로 주관하며 맞불을 놓을 전망이다. 여러 중소형 딜들의 예심 신청이 예정된 데 이어, 스팩 상장도 적극추진하면서 향후 IPO 선두 경쟁의 판도를 쉽사리 예측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일전기·전진건설로봇·플랜텍 '출격 준비'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일전기와 전진건설로봇은 지난 4월 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변수가 없다면 연내 상장을 마무리할 수 있는 스케줄이다. 지난해 11월 예심을 신청한 이후 6개월 간 계류 중인 플랜텍도 승인될 경우 하반기 내 증시 입성이 기대되는 후보 중 하나다.
연내 모두가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면 미래에셋으로서는 천군만마가 될 전망이다. 공모 규모만 최소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며, 미래에셋이 단독으로 대표 주관하는 기업들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과 시프트업 주관 경쟁에서 밀려 올해 주춤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언제든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포지션을 점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압기 제조 및 판매업체인 산일전기의 경우 거론되고 있는 밸류만 최소 5000억원에 달한다. 이 기업은 북미 지역에서의 지속적인 수요를 원동력으로 한 '변압기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정통으로 입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145억, 영업이익 4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2배, 4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전진건설로봇은 2000억원 초반에 확정될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지난해 매출액 1583억, 영업이익 329억원을 마크했지만 타겟 밸류가 3000억원대로 설정됨에 따라 공모 규모는 400억~500억원대로 추정된다. 다만 시장 컨센서스 대비 에쿼티 밸류가 낮은 동시에, 공모 구조도 시장 친화적으로 구성돼 흥행 시 주관사가 가져갈 실적이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플랜텍도 잠재적인 대어급 후보다. 지난해 11월 예심 청구 이후 아직까지 계류하고 있지만 이 역시 밸류만 최소 5000억원을 넘나들고 있는 철강업체다. 2023년 매출액 6793억, 영업이익 316억원을 만들어내는 등 워크아웃을 졸업했던 2020년 대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했다. 플랜텍의 공모 규모도 400억~500억원 범위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형 딜 다수 예심 청구 '채비'…스팩 상장 '재시동'
특히 주관 성과를 미래에셋증권이 오롯이 가져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난 3년 동안 미래에셋증권이 코스피 IPO를 단독으로 대표 주관했던 때는 2021년 아주스틸과 한컴라이프케어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주관 실적으로 각각 1074억, 1137억원을 쌓았는데 이는 당해 기록한 주관 실적 총액의 6%에 이르는 금액이었다.
유수의 중소형 딜들도 미래에셋의 또다른 '무기'가 될 전망이다. 현재 단비교육, 이노스페이스, 온코크로스, 뱅크웨어글로벌, 식신, 클로봇 등이 예비 심사를 받고 있다. 이에 더해 IPO2팀에서 하반기까지 약 7건의 예심 청구를 추가로 신청할 계획이며, '바이오 강팀'으로 꼽히는 3팀도 바이오사 6곳에 대해 연내 심사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올해부터 스팩 업무도 적극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3월에만 미래에셋비전스팩 4, 5, 6호를 청구해 1개월 만에 승인을 득했다. 앞서 코스닥에 상장한 1,2,3호 스팩의 합병 작업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 짓고 새로운 스팩 상장에 돌입하는 의지로 풀이된다. 리그테이블 순위로 잡히지는 않지만 주관 실적을 쌓는데 쏠쏠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IPO 순위 경쟁은 혼전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이 1분기 IPO 주관 실적 1위에 올랐지만 HD현대마린솔루션, 시프트업 등 빅딜로부터 제외돼 올해 상위권 수성은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발 빠르게 중대어급 기업들을 포함, 다각적으로 IPO를 추진하면서 순위 경쟁의 판도는 예측할 수 없는 양상으로 흘러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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