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0월 12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27일부터 3일 동안 삼성동 코엑스에서 에너지·전기·전자 분야 전시회인 '인터배터리(inter battery)2017'가 열렸다. 이 행사는 2013년 첫 회를 시작으로 매해 한 차례씩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190여개의 업체가 참여했다.관람객은 취업준비생 등 일반인이 주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 자체보다는 그 우수성을 보는 이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마케팅 전략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부스 배치도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회사는 LG화학과 삼성SDI였다. 'LG'와 '삼성'이라는 그룹 브랜드만으로도 행사에 참여한 다른 기업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인지도만큼이나 우수하고 다양한 라인업을 과시하듯 부스 크기가 여타 중소업체의 6~7배는 족히 돼 보였다.
'2파전'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은 행사장에 들어선 순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수많은 관람객들은 LG화학과 삼성SDI가 아닌 바로 옆 부스에 몰려있었다. LS산전의 공간이었다.
LS산전은 전력수배전·전력인프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전공자가 아니고서야 일반인이 흥미를 느끼기 쉽지 않은 분야다. 어떻게 LS산전은 전기차·스마트폰 등 친숙한 제품을 앞세운 LG화학과 삼성SDI를 따돌리고 관람객의 관심을 끌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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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비결은 준비성이다. LS산전은 행사에 참여한 업체 중 유일하게 '토크콘서트(talk concert)'라는 자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부스 앞에 소형 모니터 두 대가 배치돼 프로그램의 진행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프로그램 소개 자료도 만들어 배포했다.
두 번째 흥행 요소는 짜임새 있는 동선이다. LS산전은 부스 입구에 팝콘 기계를 들여놓는가 하면 경품 행사를 진행해 관람객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했다. 부스 내에는 버스 크기 정도의 차량으로 된 '전력솔루션 고객 체험관'을 마련했다. 관람객의 이해를 돕긴 위한 조치다.
동선과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부스를 이층으로 꾸민 것이다. LS산전은 잠재적인 사업 파트너가 나타날 때를 대비해 부스 2층에 카페 공간을 만들고 상담 인력을 배치했다.
마케팅의 백미는 앞서 언급한 토크콘서트다. LS산전은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사업을 3가지 테마로 나눠 소개했다. 실내 행사장의 특성상 대형 화면과 스피커를 통해 전달되는 내용은 관람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심지어 다른 회사의 직원들까지 화면을 주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LS산전 관계자는 "이번 마케팅의 중점은 배전 분야의 최강자라는 것을 관람객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목표를 달성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190여개 업체 중 관람객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심어준 기업이 LS산전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 원동력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다. 내년 행사에서는 어떤 번뜩이는 홍보 전략을 들고 나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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