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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우건설 매각 가능성 낮게 봤나 자율협약 중인 금호타이어, 대우건설 지분 '블록딜' 의문

김장환 기자공개 2017-11-08 10:23:47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7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금호타이어가 대우건설 보유 지분 전량을 갑작스럽게 처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장에 충격파를 주고 있다. 뚜렷한 원매자가 등장하면 주가가 오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가 산업은행과 자율협약을 맺어둔 곳이란 점에서 대우건설 지분 매각은 곧 산업은행 의중이 반영된 전략적 결정으로 볼 수 있다. 거래 주체인 산업은행조차 대우건설 매각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내린 결정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대우건설 보유 지분 전량을 '블록딜' 방식으로 7일 매각했다. 매각 대상 주식수는 1827만 7029주, 주당 매각 단가는 약 6300원이다. 6일 기준 주가(6810원)에 약 7%대 할인율이 적용됐다. 매각 목적은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로, 금호타이어는 이를 통해 1150억 원 가량을 손에 쥐게 됐다. 매수자는 복수의 기관투자자로 알려졌다.

사실 금호타이어는 대우건설 보유 지분 매각을 이미 오래 전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다. 중국 법인 부실이 크게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재무건전성이 크게 약화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불가피했다. 보유 중인 부동산 자산 등은 대부분 차입금 담보로 금융권에 잡혀 있는 상태여서 팔만한 자산은 대우건설 지분 정도였다.

그런데 그 시점을 왜 하필 지금으로 잡았는지가 의문시된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 중인 와중에 금호타이어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기 때문이다. 매각가 결정에 시장가가 주효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금호타이어의 대우건설 지분 매각이 주가를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우선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보유 지분 50.75% 전량 매각을 10월 공고했고, 오는 13일까지 예비입찰제안서를 접수받기로 했다. 산업은행이 고려 중인 주당 매각 단가는 최소 1만 원 선으로, 해당 가격에 지분이 매각되면 총 2조 1000억 원 가량을 받을 수 있다. 6일 기준 주가(6810원)를 고려하면 1조 4364억 원대 매물에 경영권 프리미엄만 35% 넘게 붙여 팔겠다는 것이다.

다만 예비입찰 진행 과정에 눈에 띄는 원매자들이 등장하게 되면 주가도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매각 성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자체가 주가에 '호재'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주식은 최대주주가 산업은행이란 점에서 지속된 저평가를 받던 종목이다. 대우건설이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나게 되면 주가 역시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이런 가운데 금호타이어의 대우건설 지분 매각 결정은 산업은행이 향후 대우건설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략적 판단을 내려 이뤄진 일일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어두고 있다. 결국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보고 금호타이어의 대우건설 지분 매각을 승인했을 가능성이 높다.

금호타이어가 대우건설 지분 매각 방침을 밝힌 6일은 공교롭게도 대우건설 매각 '1차 관문'으로 여겨지는 비밀유지확약서 제출 마감일이었다. 대우건설 매각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이날 3시까지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하고 IM을 받아간 곳만 향후 예비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다. 20여개 업체가 비밀유지확약서를 내고 IM을 받아간 것으로 전해지지만 국내 대형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만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시점에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중국 법인 부실과 재무건전성 회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미 계획했던 대우건설 지분 매각을 서둘러 단행키로 한 것"이라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이외에 팔만한 자산이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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