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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공익재단…병원사업에만 1조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삼성그룹]①수익사업 성과 미미…고유목적사업 비중은 10% 불과

김일문 기자공개 2017-12-07 08:24:59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7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공익재단을 운영하는 곳은 삼성그룹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답게 삼성그룹은 사회 복지와 교육,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공익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공익재단은 총 4개. 자산 규모는 3조 원에 달한다.

가장 큰 곳은 삼성서울병원 운영주체이기도 한 삼성생명공익재단이다. 자산 총계 2조 1000억 원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규모를 보인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 역시 병원이다. 삼성병원의 한해 수입 지출 규모만 1조원이 넘는다.

가장 큰 기업이 가장 큰 재단을 운영하기 때문일까.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출범부터 잡음이 많았다. 공익재단 출연금을 두고 계약자의 돈을 쓴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병원은 크고 작은 의료 사고로 매번 송사에 시달린다. 2015년엔 메르스 사태로 삼성병원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단과 병원을 대신해 대국민 사과까지 해야 했다.

37억원으로 출발한 재단은 2조원이 넘는 규모로 컸다. 출범부터 운영 과정까지 항상 잡음에 시달리지만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이 재단을 관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유배당 계약자 출연금으로?…돈엔 꼬리 없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지난 1982년 삼성생명이 37억 원의 현금을 출연해 설립한 복지 재단이다. 국내 대표적인 대형 종합병원인 삼성서울병원과 실버타운인 삼성노블카운티(수익사업)를 운영하고 있으며, 어린이집과 상찬사업인 삼성행복대상, 연구지원 등(공익사업)도 함께 운영중이다.

재단 출범 당시 삼성생명 보험계약자들의 돈으로 설립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과거 보험 상품은 유배당 계약으로 팔렸다. 보험료로 낸 돈을 운영해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거두면 보험계약자들에게 이를 배당금으로 돌려주는 조건이었다. 수익금 반환은 애매했다. 주식 투자를 해두고 액면가로 가치를 계산해 두면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배당금을 돌려줄 필요가 없도록 회계를 관리할 수도 있었다. 그 사이 보험 계약자들은 해지하거나 주인이 바뀌었다. 초기에 투자한 자산에 대해 원래 계약자를 찾아 배당금을 돌려주는 게 어려워진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출연금도 이같은 보험 계약자 돈이란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부 국회의원은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삼성생명 측은 돈에 꼬리표가 없어 재단 설립 재원의 정확한 출처를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유배당 계약자의 배당금인지, 이익 잉여금 중 일부를 출연한 것인지 '돈의 꼬리표'를 찾기란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초기 출연금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출범부터 잡음이 있었지만 삼성생명공익재단의 규모는 날로 커졌다. 삼성 계열사들의 기부금과 자산의 증가로 삼성생명 공익재단은 국내에서 가장 큰 사이즈를 자랑한다.

◇병원 운영만 조단위…매년 수백억 적자

삼성생명공익재단의 회계는 수익사업과 공익사업으로 나뉜다. 수익사업의 규모는 고유목적사업인 공익사업을 크게 웃돌고 있다. 국세청에 공시된 삼성생명공익재단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작년 공익사업의 매출(기부금 수익) 규모는 1472억 원으로 집계된 반면 수익사업의 매출 규모는 1조 27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재단 전체 수입의 90% 가량이 수익사업을 통해 창출된다.

지난해 삼성생명공익재단의 공익사업 규모는 1400억 원 가량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삼성물산과 에스원, 호텔신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등이 십시일반 기부금을 출연했고, 이서현씨 등 오너 일가와 외부에서 기부금이 모집됐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작년 이 돈 가운데 의료사업 지원에 1131억 원을 썼고, 노인복지시설과 어린이 집 운영에 각각 35억 원, 75억 원을 집행했다. 의료지원 사업에도 40억 원을 투입했으나 상찬사업 규모는 7억 원 가량으로 다른 공익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다.

수익사업은 병원과 럭셔리실버타운인 노블카운티 비즈니스가 주를 이룬다. 수익사업에선 상당한 적자를 보고 있다.

지난해 입원수익과 외래수익을 포함한 전체 수익사업 매출액은 1조 1400억 원 수준이다. 3685억 원에 달하는 매출 원가(약품비, 진료재료비 등)와 8300억 원의 판관비를 감안하면 500억 원 이상 적자를 보고 있다. 다만 각종 영업외 수익으로 일정 수준 이상 적자를 만회하고 있다. 이자수익(150억 원)과 배당금(78억 원), 임대료 수익(138억 원), 기타 수익(923억 원)을 모두 합한 영업외 수익은 1300억 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1000억 원이 넘는 영업외 비용 탓에 결과적으로는 300억 원의 순손실을 보고 있다. 삼성공익재단은 재작년에도 수익사업에서 15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또다른 대형종합병원 아산병원의 손익과 비교된다. 아산병원 역시 1조 8000억 원의 매출 가운데 판관비(1조 1000억 원)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하지만 영업외 수익과 적절한 비용 통제로 소폭의 이익은 내는 상태다.

공익 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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