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컨트롤타워 진짜 없었나 [삼성인사 막전막후]인사팀 2배 늘고 정현호 사장도 일부 역할…계열사간 혼란은 불가피
김성미 기자공개 2017-11-21 08:18:49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0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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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장단 인사는 계열사별로 진행됐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인사가 단행되고 있다.
미래전략실과 같은 컨트롤 타워는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각 계열사별로 인사를 진행하고 계열사 간 상호 조율의 작업을 거쳤다. 물론 미래전략실 임원들이 각 계열사로 배치돼 인사를 진행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전실 인사팀 임원이 합류하면서 인사팀 인력만 15명으로 늘었다. 이들이 인사와 관련한 의사 결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시 계열사별로 의사소통을 하며 조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절차가 다소 오래 걸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임원 인사에 대한 최종 승인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본인이 아끼는 인물들의 거취는 직접 챙기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각각 2일과 16일 단행됐다.
과거 삼성은 사장단 인사 후 2~3일새 임원 인사가 진행됐다. 미래전략실 인사팀이 주도로 사전 조율을 했기 때문이다. 미전실의 결정에 반기를 들 수 있는 임원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삼성전자 인사는 사장단 인사 후 후속 인사까지 보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혼선이 있었고 일부 정보가 누출되는 상황도 있었다. 미전실 해체로 인한 그룹 컨트롤타워 부재에 '시스템의 삼성'은 사라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번 인사는 계열사별 인사팀이 주도했다는 게 정설이다. 일각에선 미래전략실 인사팀이 막후에서 이를 조율하고 의사결정을 했다는 설이 제기됐지만 사실과 거리가 멀다. 삼성전자 인사팀이 다른 계열사에서 임원을 영입하려면 해당 계열사 인사팀과 조율을 해야 했다. 인사팀 상호간 의견 조율 및 인력 배치를 하는 과정에서 시일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3월 미전실 인사지원팀 임원들이 인사팀으로 합류하면서 7명이던 임원 수가 15명으로 늘어났다. 2015년 말 임원 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박용기 부사장이 인사팀장을 그대로 맡고 있지만 미전실에 있던 강경훈 부사장이 전자 인사팀에 합류하며 부사장만 2명인 구조가 됐다. 또 나기홍 전무만 있던 인사팀에 미전실 인사지원팀 출신 박문호 전무, 목장균 전무 등이 합류, 전무도 3명으로 늘어났다.
인사팀 외 또 다른 인물도 거론되고 있다. 미전실 인사지원팀장 출신의 정현호 사장이 삼성전자 사업지원TF팀장으로 복귀함에 따라 이번 인사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용기 부사장이 삼성전자 내부 인사를, 강경훈 부사장이 계열사 간 조율 등을 맡았다면 정 사장이 삼성그룹의 관점으로 다시 한 번 검토했을 것이란 추정도 있다.
정 사장은 2015년 말 사장단 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을 맡게 됐다. 그러나 올 초 삼성 미전실 사장단은 최순실 사태 연루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한 사과로 팀장들이 모두 옷을 벗으면서 정 사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 부사장은 2011년부터 3년간 미전실 인사팀에서 근무하다 2014년부터 삼성전자 인사 업무를 맡아왔으며 강경훈 부사장은 정 사장과 함께 작년까지 그룹 인사에 몸담아왔다.
정 사장의 역할이 어느정도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업지원TF는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간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인만큼 직접적으로 인사를 콘트롤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삼성전자 임원 인사의 혼선을 감안하면 미전실 출신 정 사장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용 부회장의 인사에 대한 역할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재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 임원 인사 시기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컨트롤타워 부재로 인한 인사 프로세스 변화뿐 아니라 이 부회장의 최종 승인에도 시간이 걸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세부적인 인사에 관여하진 않아도 인사 내용에 대한 보고와 승인 등의 과정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사람들로 꼽히는 인재들은 직접 자리를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미전실 인재들이 요직에 복귀한 것처럼 이번 인사를 통해 물러나야하는 임원의 자리를 직접 챙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구속 수감 중이다보니 이런 보고와 결재 과정이 쉽지 않았으며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아 생각보다 인사가 늦어졌다는 해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관여는 없다는 게 삼성 공식 입장이지만 사장단 및 임원 인사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보니 이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2인자들이 경영일선에 전진배치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인사 기조를 띄었듯이 삼성의 간판이 되던 인물들을 퇴임시키거나 교체하기도 어려운 상황임에 따라 이 부회장의 신임을 받던 인물들은 성과와 별개로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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