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1월 23일 08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몇 년간 국내에서 진행된 대형 IPO 거래들을 살펴봤다. 단연 대기업 계열이 압도적이다. 일감 몰아주기 등에 힘입어 덩치를 불려왔던 곳들이 상당수다. 업종 별로는 게임사 등 IT, 생명보험사, 바이오 업체 등이 주류를 이룬다. 순수 제조업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굳이 꼽자면 '밥통' 만드는 쿠쿠전자(공모액 2549억 원) 정도.내년 거래소 상장을 준비중인 지누스(ZINUS)와 시몬느(SIMONE)가 반가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기업 계열도 아니지만 IPO 몸값은 수조 원을 호가한다. 이름만 들으면 생소하지만 장외시장에서는 이미 '스타' 대접을 받고 있다. 일부 대기업의 '용두사미형' IPO에 실망했던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한몫하고 있다
무엇보다 제조업체라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각각 침대 매트리스와 핸드백을 만들고 있다. 지누스 매트리스의 배송 편의성와 저렴한 가격은 경쟁사를 압도한다. 미국 아마존 판매 1위의 위력이기도 하다. 시몬느는 전세계에서 핸드백 장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마이클 코어스, DKNY, 버버리 등이 명품 브랜드들이 '믿고 맡기는' 회사가 됐다.
에퀴티(equity) 스토리는 매력적이다. 지누스의 경우 90년대만 해도 텐트 판매가 주력이었지만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무너지면서 2004년 상장 폐지를 경험했다. 이번 IPO는 13년 만에 거래소 컴백인 셈이다. 시몬느는 럭셔리 브랜드 핸드백을 아시아에서 개발 제조한 첫 회사다. 글로벌 PE 블랙스톤의 자금 3억 달러를 유치했다는 점도 흥행성을 높이는 요소다.
창업주 얘기가 빠질 수 없다. 이윤재 지누스 회장과 박은관 시몬느 회장 모두 자수성가형 오너다. 그만큼 자부심도 상당해 보인다. 설립 연도는 각각 1979년과 1987년으로 충분히 숙성된 '연식'을 자랑한다. 시몬느만 하더라도 IPO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될 여지가 커 보인다.
주된 영업 타깃이 국내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해외 상장 가능성도 충분하지만 양사는 모두 국내 IPO에 무게감을 두고 있다. 거래소 입장에선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안 그래도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 등으로 대기업들의 IPO 건수가 줄어드는데 이만한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다.
양사의 올해 결산 실적이 기다려진다.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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