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 현대약품 사장, "R&D에 500억"…유동성은 불안 [제약업 3세 시대]①영업현금흐름 마이너스, 매출채권 증가 등 위험
이석준 기자공개 2017-12-12 07:51:03
[편집자주]
국내 제약산업 역사는 올해 120년을 맞이했다. 제약업계 경영 주체도 오너 3세로 넘어가는 양상이다. 이들은 기존 사업 방식에 플러스 알파를 더하고 있다. 3세 체제가 구축된 제약사들의 현 주소를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1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약품은 지난 4일 이상준 사장(41, 사진) 취임식을 갖고 3세 경영체제를 본격화했다. R&D 총괄 이 사장은 내년부터 2020년까지 연구개발에 500억 원을 투자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약품은 그간 내수 시장에 의존(사실상 수출 제로)하는 등 보수적인 경영 행보를 걸었지만 오너 3세가 실권을 잡은 후 글로벌을 정조준하고 있다.유동성 확보는 숙제로 꼽힌다. 최근 2개년간 영업현금흐름 마이너스, 매출 대비 매출채권 비중 60% 육박, 영업 및 순이익률 1%대 등 향후 R&D 집행시 현금 유동성 압박 요인이 많다. 얼마전 유상증자로 115억 원을 마련했지만 추가적인 재원 마련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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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장은 R&D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성과는 미미하지만 매년 100억 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 당뇨병 등이 주요 라인업이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동안 약 5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 집행 규모는 내년이 가장 크다. 총 투자금의 절반이 넘는 279억 원을 지출한다. 2019년 151억 원, 2020년 70억 원이다. 유증으로 115억 원을 마련한 상태다.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추가 재원 마련이 필수적인데 유동성 부문은 위험요소가 많다.
차입금은 지속적인 R&D 투자 등 요인으로 2014년 188억 원, 2015년 210억 원, 2016년 269억 원, 올 3분기말 300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최근 2개년간 영업현금흐름도 연속 마이너스다. 필요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적기에 자금조달을 못하거나 영업현금흐름 개선으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차입금 만기 연장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높은 매출채권 비율도 부담요소다. 올 3분기말 매출채권은 570억 원으로 매출액의 58.24%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말 40.66%에서 급상승했다. 매출채권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야한다.
내수 영업으로 재원 충당도 어쉽지 않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수년째 2% 안팎으로 업계 평균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200억 원을 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3억 원, 13억 원에 불과하다. 올 8월말 기준(현대약품 11월 결산) 현금성자산도 71억 원에 불과하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올 3분기 기준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은 각각 55.79%, 179.76% 수준으로 재무비율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차입금 의존도 역시 19.2%로 업종평균(27.32%)보다 낮은 수치"라고 말했다.
향후 재원 충당은 유증과 차입을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 유증의 경우 최대주주 청약 참여율에 따라 지분율 희석을 가져올 수 있다. 이 사장의 경우 8월말 기준 지분율은 4.92%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현대약품이 대규모 R&D 투자로 승부수를 던졌다"며 "3세 이상준 사장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적재적소에 투자를 진행해 R&D 결실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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