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물맛' 본 공무원 '설계'에 꽂히다 ①옛 건교부 출신 이원찬 회장 창업, '책임감리 해외 1호' 5위권 껑충
김경태 기자공개 2017-12-22 10:47:04
[편집자주]
엔지니어링은 기술 기반의 설계 산업이다.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앞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기술 인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산업이지만 정작 건설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줄어드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벨이 베일에 가려졌던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현주소와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0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옛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의 수자원 관련 분야에서 경험을 쌓던 공무원은 1981년 벽산건설의 전신인 정우엔지니어링에 들어간다. 2년여 단기간에 수자원뿐 아니라 건설엔지니어링업 전체를 꿰뚫어 보는 안목을 키웠고 마음속에 창업 열정이 싹트기 시작했다.불혹이 넘어서도 마음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 고뇌 끝에 결국 창업을 결심하고 출사표를 던졌다. 매번 '정직, 창의, 성실'을 되뇌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 결과 34년이 흐른 지금 '이산'을 국내 2500여 개 건설엔지니어링 업체 중 당당히 5위에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공무원 출신으로 45세에 창업, 업계 5위권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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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약 20여 년간 공직생활을 한 후 정우엔지니어링에 입사했다. 그 후 창업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45세이던 1983년 남원엔지니어링을 설립했다. 남원엔지니어링은 2008년 이산으로 이름을 바꿨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산은 국토·철도·도로 부문에서도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이 회장의 텃밭인 수자원·환경 분야다. 이산은 이명박 정부 시기 4대강 사업에 참여했다. 한강, 낙동강의 주요 구간의 턴키설계를 했다. 한강 강천보를 현대건설과 낙동강 강정보를 대림산업과 손을 잡고 각각 진행했다.
이산의 발걸음은 국내에 머물지 않았다. '책임감리 해외수출 1호' 명예를 갖고 있을 정도로 해외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자랑한다. 라오스 메콩강 종합개발사업의 경우 타당성 조사부터 설계, 감리까지 전 과정을 이산이 맡았다. 또 환경사업과 관련해 요르단 수도 암만에 하수처리시설 건설공사 3건을 설계부터 시공·감리까지 일괄 담당했다.
적극적인 사업 행보를 펼친 결과 이산은 꾸준히 업계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산은 매출 기준 업계 10위권 이내 수준을 유지했다. 2015년에 동명기술공단을 따돌리고 6위가 됐다. 지난해는 실적 침체기에 들어선 삼안을 제치고 5위에 등극하는 기쁨을 누렸다.
◇대표이사 꿰차, 부인 김영자 씨 등 가족 이사진 구성
이 회장은 인생의 전반전을 공직에서 보냈다. 후반전에는 기업가로서 최선을 다했다. 그는 올해 79세로 산수(傘壽·80세)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은퇴를 고려하고 후계자에게 대권을 넘겨줄 만한 시점이다. 하지만 그는 올해 7월 단독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를 중임하며 여전히 경영 욕심을 드러냈다.
물론 이 회장은 후계자를 키웠고 승계에 대한 채비를 갖췄다. 그는 슬하에 2남 3녀를 두고 있는데 장남인 이현상 이산 사장이 유력한 후계자다. 이 사장은 2008년 6월 처음으로 등기임원이 됐다.
그 후 매년 중임했다. 지난해 중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 7월에는 사내이사로서 새로운 임기를 시작했다. 다만 이 회장이 현재도 정력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장이 대표이사가 되는 시점을 쉽게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외 이산의 경영 활동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이 회장 부인 김영자 씨의 존재다. 김 씨는 이산이 외부감사법인이 된 2010년부터 이산의 지분 3.7%를 지속 보유하고 있다.
김 씨는 이산의 사내이사이기도 하다. 그가 등기임원으로 활동을 한 것은 1990년대부터 확인 가능하다. 올 7월 사내이사를 중임했다. 감사를 맡은 한광두 이산 사장을 제외하고, 사내이사직은 전부 이 회장 본인과 가족이 꿰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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