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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금융당국 권고안 전격 수용 배경은 차기 회장 인선 등 지배구조 논란 최소화, 긴장 국면 해소 관측도

안경주 기자공개 2017-12-27 10:04:05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6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권고안을 전격 수용했다. 차기 하나금융 회장 인선 작업을 앞둔 상황에서 지배구조 논란과 금융당국의 간섭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사회의 권고안 수용으로 '셀프 연임' 논란으로 조성됐던 금융당국과 하나금융 간 긴장 상태도 해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사내이사이자 김정태 회장을 제외하고 사외이사 전원으로 회추위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또 최고경영자 승계절차 운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경영승계 계획 및 대표이사 회장 후보 선정절차를 개정하기로 했다. 한층 명확한 내·외부 최고경영자 후보군 선정절차 및 후보 추천 기준을 회추위에서 결의한다는 방침이다. 후계자 양성프로그램도 개선하기로 했다.

사외이사 선임은 주주와 외부자문기관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진행하기로 했다. 리스크관리위원회의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내이사를 제외하고, 감사위원후보자격 검증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고, 경영발전위원회의 임원 성과 평가 규준도 개정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의 이 같은 조치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권고안을 전격 수용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하나금융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당시 금감원은 현직 회장의 회추위 참여가 적절하지 않다는 등의 7개 사항을 하나금융에 지적했다.

하나금융 이사회가 금융당국의 권고안을 전격 수용한 이유는 뭘까. 금융권에선 차기 하나금융 회장 인선 작업을 앞두고 지배구조 논란과 금융당국의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윤종남 하나금융 이사회의장은 조만간 새로 구성된 회추위를 개최해 회장 후보군을 압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나섰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셀프 연임' 지적으로 인해 지배구조의 독립성이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특히 금감원이 지배구조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힌 내년 1월은 차기 하나금융 회장 인선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미 지배구조를 개선하라고 지적받은 상황에서 하나금융 이사회가 기존의 지배구조안을 수정하지 않고 차기 회장 인선에 나설 경우 금융당국과 부딪칠 소지가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권고안을 받아들여 '셀프 연임' 논란에서 비켜갈 수 있고, 지배구조 점검을 이유로 차기 회장 인선에 금융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셀프 연임' 논란으로 인한 금융당국과 하나금융 간 긴장 상태를 해소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감원장은 연일 금융지주사 회장의 '셀프 연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종남 의장이 '신관치'라고 작심 발언을 하면서 긴장감이 커졌다. 그러나 최 위원장이 최근 '신관치' 지적에 대해 말을 아끼고, 최 원장이 '셀프 연임' 지적이 특정 금융지주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며 숨고르기에 나선 모양새였다. 여기에 하나금융 이사회가 지배구조 개선 권고를 전격 수용하면서 양측 간 긴장감이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금감원이 하나금융 등 금융지주사에 대한 지배구조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긴장을 촉발할 뇌관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다. 또 하나금융 이사회의 지배구조 개선안 이행율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금융당국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언제든지 긴장감이 다시 형성될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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