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차기 리더는]내부 압축 후보군 선정 '출신은행' 안배한국투자·서울·보람 출신 고르게 추천, 유효경쟁체제 모양새 갖춰
김선규 기자공개 2018-01-12 11:35:42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0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회장 압축 후보군을 선정한 하나금융지주가 내부 후보군은 출신 은행별로 비교적 고르게 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부 잡음과 금융당국이 권고한 유효경쟁체제를 갖추기 위해 내부 압축 후보군을 그룹 모태인 한국투자금융과 서울은행, 보람은행 출신으로 동일하게 맞췄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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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는 9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열고 차기 회장 추천을 위한 1차 압축 후보군을 선정했다. 지난 4일 발표한 27명의 롱(long) 리스트 후보군 중 16명을 압축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16명의 압축 후보군은 4명의 내부 후보군과 12명의 외부 후보군으로 구성됐다.
압축 후보군에 포함된 4명의 내부 후보군은 김정태 회장, 김병호 부회장, 함영주 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이다. 이들 후보들은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에 뛰어들지 여부를 최종 통보한 이후 오는 15일부터 진행되는 회추위 면접에 참석하게 된다.
눈에 띄는 점은 김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의 출신은행이 다르다는 점이다. 김 회장의 대항마로 꼽히는 김병호 부회장은 하나금융지주 모태인 한국투자금융 출신인 반면 함 행장은 서울은행, 윤규선 사장은 보람은행(금성투자금융) 출신이다.
업계 관계자는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 외환은행 등 M&A를 통해 외형을 키운 하나금융은 출신 성분이 각기 다른 임직원들이 상존해 있다"며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출신은행이 다소 무의미해졌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덮고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은행 출신은 내부 압축 후보군에 오르지 못했다. 부행장, 상무 등 주요 보직을 꿰차고 있지만 대권 경쟁에 뛰어들 중량감 있는 인물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다만 외환은행장을 역임한 윤용로, 김한조 전 행장이 외부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후보군 선정에 균형을 맞췄다는 관측이다.
유력 대권 후보로 지목되는 김병호 부회장은 하나금융 내 몇 안되는 한국투자금융 출신 임원 중 하나다. 과거 한국투자금융 출신은 김승유 전 회장이 재직할 당시만 해도 중용됐지만, 김 회장이 취임한 이후 임원 출신이 다양해지면서 설 자리를 점차 잃어갔다.
함 행장은 김 회장과 함께 대표적인 서울은행 출신이다. 그룹 서열상 김 회장을 대적할 수 있는 대항마로 꼽히지만, 김 회장의 측근인사라는 점에서 대권경쟁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하나캐피탈 수장으로 내정된 윤규선 사장은 보람은행 출신이다. 내부에서 신망이 두터운 윤 사장은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유제봉 부행장과 함께 대표적인 보람은행 출신 임원이다. 영업통으로 알려진 그는 뛰어난 영업 성과로 김 회장에게 발탁된 인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파벌 및 출신은행 간 계파색이 약하지만 유효경쟁체제를 갖추기 위해 후보군 출신을 다양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금융당국이 유효경쟁을 강조한 만큼 이를 최대한 반영했다는 시그널을 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함 행장과 윤 사장은 대권 경쟁에 적극 뛰어들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과거 내부 후보군들이 현직 회장을 상대로 후보 경쟁을 완주한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반면 김 부회장은 대권 경쟁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 회장쪽 인사로 분류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올해를 마지막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아 배수진을 치고 후보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그룹 내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상당한 영업 성과도 보인 후보군"이라며 "중량감, 자질, 윤리성 측면에서 김 회장을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군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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