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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엘, '3세경영 본격화' 핵심 자회사 합병 나설까 [지배구조분석]에스엘라이팅 합병·현물출자 시나리오 대두, 대주주 지배력·지분가치 상승

임정수 기자공개 2018-01-11 07:56:44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0일 1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세 경영을 본격화한 중견 자동차 부품회사 ㈜에스엘이 지난해에 이어 추가로 지배구조 재편에 나설지 주목된다.

지주사격인 에스엘과 국내 핵심 자회사인 에스엘라이팅의 합병이 유력한 방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에스엘라이팅이 보유한 에스엘 지분을 에스엘에 현물출자하는 것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두 경우 모두 대주주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에스엘은 지난해 국내 계열 3개사를 합병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에스엘라이팅이 에스엘 계열사인 에스엘서봉과 에스엘라이테크를 흡수합병했다. 합병 과정에서 3세인 이성엽 사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에스엘 지분율은 기존 60% 내외에서 57%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충곤 회장의 차남인 이승훈 사장이 에스엘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장남인 이성엽 사장을 중심으로 한 3세 경영 시대가 본격화되는 신호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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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금융감독원)

계열 3사 합병으로 에스엘의 자회사인 에스엘라이팅은 에스엘 지분 5.2%를 보유한다. 에스엘이 에스엘라이팅 지분 33.5%를 보유하고 있어 상호 지분을 갖는다. 에스엘라이팅이 보유한 에스엘 지분을 활용하면 대주주 지배력 확대와 보유 지분가치 상승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방안으로는 에스엘과 에스엘라이팅의 합병이 꼽힌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에스엘라이팅이 보유한 에스엘 지분은 에스엘의 자사주가 된다. 에스엘에 대한 대주주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자사주를 포함해 60%를 훌쩍 뛰어넘는다. 에스엘에 대한 대주주의 지배력이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되는 셈이다.

기업가치도 증가한다. 에스엘은 현재 에스엘라이팅의 실적을 지분법으로 인식하고 있다. 에스엘라이팅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전체가 아닌 지분율만큼만 에스엘의 수익으로 인식한다. 두 회사가 합치면 에스엘라이팅의 수익이 모두 에스엘의 것이 된다. 이는 상장사인 에스엘 주가 상승으로 이어져 대주주의 지분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안으로 에스엘라이팅이 보유한 주식을 에스엘에 현물출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물출자만 하더라도 에스엘의 자사주 보유량이 늘어나면서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에스엘과 에스엘라이팅의 재무제표를 연결할지 말지는 회계적 의사결정의 문제다.

어떤 안을 선택하던지 에스엘은 보유 자사주와 상승한 지분가치를 향후 재무적인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 매출처 다변화를 위해 해외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에스엘 입장에서 투자 재원 마련 수단이 증가하게 되는 셈이다. SL그룹은 해외 매출처 다변화를 통해 현대기아차 매출 비중을 장기적으로 50%까지 떨어트리는 게 목표다.

에스엘그룹 관계자는 "현재 영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으로 예정된 투자액을 대부분 충당할 수 있다"면서 "단기간 내에 합병이나 현물출자에 대한 유인은 그리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 집행이 필요해질 경우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다"면서 "대주주의 의사결정이 있어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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