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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상속분쟁, 딸이 패소한 이유는 [WM라운지]

방효석 법무법인 우일 변호사공개 2018-02-01 09:01:06

이 기사는 2018년 01월 30일 10: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월 12일 태광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이임용 회장의 셋째 딸인 이봉훈 씨가 남동생인 이호진 전(前) 태광그룹 회장을 상대로 낸 136억 원 상당의 주식인도 소송에 대해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 판결이란 해당 사건이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법원이 심사조차 하지 않은 판결을 말한다. 각하 판결은 불비한 소송요건을 보완하면 다시 법원에 심판을 청구할 수 있지만 위 사건의 경우 딸인 이봉훈 씨가 사실상 패소한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관련 사건을 간략히 요약한 다음 상속회복청구권을 중심으로 이 사건을 살펴보자.

태광그룹 상속분쟁의 요약

고 이임용 회장은 1996년 사망했는데, 검찰이 2011년 태광그룹에 대한 비자금 수사에 나서면서 그가 숨겨놓았던 차명주식과 차명채권들을 발견했다. 이에 이봉훈 씨가 위 차명재산에 대해 자신도 상속인으로 재산을 차지할 권리가 있다며 2014년 이호진 전 회장을 상대로 위 소송을 제기했다.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소기간은 10년

법원은 어떤 사건이 접수되면 그 사건이 소송요건을 갖췄는지 살펴본다. 이후 소송요건이 불비했을 경우, 보정이 가능하면 보정명령을 내린다. 보정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각하 판결을 내린다. 각하판결을 내리는 경우는 대개 시효 내지 제척기간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인이 아닌 사람'이 상속재산을 가지고 있을 때 상속인이 그를 상대로 상속재산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민법 제999조 참조). 공동상속인의 경우에도 자신의 지분을 초과해 다른 상속인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그 초과지분에 대해서는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 해당한다. 해당 차명주식은 이호진 전 회장이 모두 그 권리를 행사하고 있었으므로 그 중 누나인 이봉훈 씨의 지분에 해당하는 만큼은 일응 상속회복청구권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는 날부터 10년을 경과하면 소멸된다(민법 제999조 제2항). 이 사건에서 해당 재판부는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었던 날을 고 이임용 회장이 사망한 뒤 이호진 전 회장이 차명주식의 실질적 주주로 권리를 단독으로 행사하기 시작한 1996년경으로 판단했다. 이봉훈 씨는 그로부터 10년이 넘은 2014년 상속회복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10년의 제소기간이 도과했다며 각하판결을 내린 것이다.

딸의 법률전략은?

이 소송에서 패소한 것은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소기간이 10년이라고 규정한 민법 제999조 제2항 때문이다. 딸들은 2011년 검찰의 비자금 수사 당시에 차명재산의 존재를 알았는데 그 즉시 위 소송을 제기했더라도 상속회복청구권 제소기간이 도과해 각하판결이 났을 것이다.

딸의 입장에서는 어느정도 억울한 면도 있다. 딸인 이봉훈 씨는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소기간을 규정한 민법 제999조 제2항이 자신의 상속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재판소에 민법 제999조 제2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내지 위헌법률소원을 제기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방효석 법무법인 우일 변호사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 제51회 사법시험 합격, 변호사

서울시, 한국교직원공제회 등 법률자문

전 KEB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 변호사

[저서] '알고 싶은 부자들의 법률 상담 사례집' 저자(2013년)

[저서] '잘사는 이혼법 행복한 상속법' 저자(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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