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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키코 유사상품 손배소 '현재 진행중' 손해배상 청구금액 200억 안팎…하반기 판결 나올듯

윤지혜 기자공개 2018-02-06 10:07:52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5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 2의 키코(KIKO)'라고 불리며 은행권에 파장을 일으켰던 환헤지 파생상품 소송이 현재 진행중이다. 당시 피해를 입었던 중소기업들 중 한 곳이 작년 한국씨티은행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최근 재판을 진행했다. 해당기업이 계약을 맺은 상품은 키코와 유사한 목표상환선도(TRF, Target Redemption Forward)로, 앞으로 몇차례 양측 변론을 거쳐 하반기에는 최종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스닥에 상장된 A수출기업과 씨티은행은 지난주 TRF 상품 계약과 관련한 재판에 참여해 공방을 벌였다. 이 기업이 씨티은행에 청구한 금액은 약 200억원으로, 씨티은행과 계약한 상품으로 피해를 본 총액 1200억 가운데 가입자 과실 인정분을 제외하고 남은 액수다.

A기업이 가입한 환헤지 상품은 TRF라는 복합파생상품이다. 키코와 상품구조가 비슷한 탓에 '제2의 키코'로 불렸다.

TRF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경우 일정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상승할 경우 무한대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품으로 국내외 은행들이 수년전까지 대규모로 TRF상품을 취급했다. 이 가운데 특히 외국계은행은 여수신 비중이 적어 외환관련 파생상품 등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익구간을 만들기 위해 손실구간을 무제한으로 늘려놓아 리스크 강도가 높은 탓에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양측 쟁점은 A기업이 다른 시중은행을 통해 가입한 스노우볼 상품과 연관이 있다. 10년 전 A기업은 스노우볼(Snow ball)에 가입한 후 한달이 지나 TRF에도 가입했다. 스노우볼 또한 환율변동에 따른 차익을 목적으로 설계된 통화파생상품으로, A기업이 연달아 환헤지 관련된 상품에 가입한 것이다.

A기업 측은 이미 가입자가 막대한 환 익스포져에 들어간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씨티은행이 고객조사의무를 지키지 않고 환리스크가 있는 상품을 또 판매한데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이다. 금융기관이 기업고객에 상품을 판매할 때 그 고객의 상황을 심사하고 판단할 의무가 있는데, 딩시 적합하지 않은 상품을 판매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씨티은행은 이런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고객조사 자료에 타은행과 통화옵션 계약이 체결돼있다는 내용이 명시됐지만 그 상품이 스노우볼인지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과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스노우볼이라든지 여타 파생상품을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TRF를 판매하는건 위법사항이 아닌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이 해당 기업에서 스노우볼에 가입돼있는걸 알고 TRF를 판매했는지 여부를 입증하느냐에 따라 판결의 향방과 배상 청구액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종 판결 결과는 앞으로 두세 차례 양측 변론을 거쳐 올해 가을무렵 판가름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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