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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STX조선 회생, 시중은행 '난색' 대우조선 사태 경험, 추가자금 '절대 안돼'…이해당사자 협의 '난항'

김장환 기자공개 2018-03-05 08:36:06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2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에 대한 채권단 처리 방안을 두고 이에 대한 '키'는 시중은행이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구조조정 방안을 '리드'하고 있지만 채권을 들고 있는 당사자들의 협의 없이는 결론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성동조선해양 등 채권을 들고 있는 시중은행들은 회생을 결정할 경우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추가 자금 지원에 강한 저항감을 보이고 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크게 곤혹을 치른 적이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부와 산업은행 및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 의뢰로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컨설팅을 진행해온 삼정KPMG는 조만간 그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경영 실사에 대한 진단 결과는 이미 나온 상태이지만 이해관계자 의견 반영 필요성이 제기돼 최종 결론을 미루고 있다.

일단 삼정KPMG가 진행한 경영 실사 결과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은 양쪽 모두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청산가치와 존속가치 차이는 그 결이 전혀 달랐다는 후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동조선과 STX 모두 청산가치가 더 높지만 STX는 산업 및 지역경제적 측면과 이익을 기반으로 한 존속가치와 청산가치를 비교해볼 때 그 차이가 크지 않았다"며 "성동조선은 추가 자금 투입이 안되면 채권단 자금 회수가 아니더라도 상거래 채권이나 임금채권 등에서 부도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볼 때 STX조선해양은 성동조선해양보다 회생 기회를 부여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실제 채권단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의 경우 자산 매각과 부실 자산 정리를 성동조선해양보다 서둘러 단행했기 때문에 향후 경영 위험이 과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위험을 잘 넘기면 향후 발생할 이익잉여금으로 독자생존이 가능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 역시 내놨다.

업계에서는 다만 성동조선해양도 청산 쪽으로 가닥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측도 동시에 나온다. 산업부 주도로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건 결국 '살 기업은 살고, 죽을 기업은 죽고'란 시장 논리를 벗어나 지역 경제 등 산업과 정치를 중심으로 한 회생 방침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지역 민심을 뒤흔들 수 있는 기업 청산을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도 있다.

그러나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의 생사를 가를 수 있는 칼자루는 채권단에 포함된 여타 시중은행들이 쥐고 있어 그 결과를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양사 모두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각각 최대주주로 자리잡고 있지만 여타 시중은행이 채무 출자전환 지분을 다수 들고 있어 이들의 협의 없이는 회생이냐 청산이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STX조선해양은 산업은행(41.92%) 외 NH농협은행이 지분 20.24%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올라 있고, 수출입은행이 13.99%, 우리은행 9.23%, 신한은행이 3.29% 등 지분을 보유 중이다. 성동조선해양은 수출입은행(67.04%) 뒤를 이어 우리은행(14.22%), 무역보험공사(10.09%), NH농협은행(8.55%) 등이 각각 지분을 들고 있다. 준정부기관을 제외하면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이 양사 회생 결정에 가장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은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추가 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대규모 손실을 경험한 탓이 크다. 특히 NH농협은행은 2016년 상반기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관련 여신 충당금을 1조3000억원 쌓으며 그룹 전반으로 부실이 전이되는 악재를 겪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이를 이유로 금감원과 중장기 자본 확충 이행협약까지 맺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대우조선해양 사태 당시 국책은행 압박으로 대규모 채무를 출자전환하면서 거액 충당금으로 떠안게 됐던 경험을 이유로 시중은행들이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총대를 매어 주기를 바라고 있다"며 "만약 추가적인 자금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하게 되면 시중은행이 이를 동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반대시 유일할 돌파구로 거론되고 있는 합병 등 또 다른 방식의 회생 방안도 결정이 쉽지 않은 상태다. 금속노조 등이 거세게 저항하고 있어 구조조정 등 합병 효과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의 회생을 위해서는 시중은행 동의가 그만큼 절실하다는 평가다. 산업부와 채권단은 시중은행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내주 이들 기업에 대한 회생이냐 청산이냐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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