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신규투자 '환율 착시' 극복할까 [Company Watch]여객기 16대 도입…환율 상승시 재무지표 악화 우려
고설봉 기자공개 2018-03-07 11:07:53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5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신규 항공기 도입에 따른 영업망 확대와 재무건전성 회복이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뒀다. 올해 신규 도입되는 항공기 관련 차입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한 결과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재무지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등 관리능력이 돋보였다.다만 지난해 대한항공의 재무지표 개선은 환율 영향에 따른 일시적인 착시라는 지적이다. 환율이 하락하며 총차입금의 약 70%에 달하는 외화차입금을 원화로 계상한 규모가 줄어들었을 뿐 실제 차입금 규모는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후 환율 상승시 재무지표가 다시 한꺼번에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항공은 올해 총 16대의 항공기를 신규 도입한다. 지난해 말 161대였던 항공기를 올해 말 177대로 늘린다. 신규 도입하는 항공기는 B777 4대, B787-9 4대, CS300 8대 등 모두 여객기로 구성된다. 장거리노선 확대와 여객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대한항공이 이처럼 투자를 확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꾸준히 확장되고 있는 여객수요다. 항공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며 각 항공사들은 매년 최고 실적은 갱신하고 있다. 대한항공도 지난해 매출 11조8028억원을 기록, 2016년 대비 2.61% 매출을 불렸다.
|
항공기 추가 도입이 거의 마무리되는 가운데 지난해 재무건전성이 대거 개선되는 등 추가 투자여력도 좋아졌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차입금의존도를 낮추고, 부채비율 등 주요 재무지표를 개선했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541.68%를 기록, 2016년 1273.54%대비 약 731.86% 포인트 하락했다.
이 같은 재무지표 개선을 이끈 것은 차입금 감축이다. 지난해 총차입금 규모는 약 13조828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대비 약 10.15% 줄었다. 원화차입금이 일부 늘어났지만 차입금 중 규모가 가장 큰 외화차입금의 감소와 환율 하락이 겹치면서 전체적으로 차입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대한항공의 총차입금 가운데 원화차입금은 지난해 4조150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대비 원화차입금 규모가 8.4% 가량 늘었다. 전체 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5.6%에서 지난해 30%로 상승했다.
반면 미화, 엔화 등 외화차입금 규모는 줄었다. 전체적으로 외화차입금 규모는 2016년 약 11조5614억원(96억불)에서 지난해 9조6788억원(91억불)으로 감소했다. 총 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4%에서 70%로 낮아졌다.
차입금 비중이 가장 큰 미화의 경우 2016년 9조7889억원(81억불)에서 지난해 7조7141억원(72억불)로 줄었다. 엔화 등 기타통화 차입금은 2016년 1조7725억원(15억불)에서 지난해 1조9647억원(19억불)로 소폭 늘었다.
|
외화차입금 규모가 소폭 줄어든 데 이어 환율이 하락하면서 원화로 계상한 금액 자체는 낮아졌다. 2016년 12월 말 기준 1208.5원이었던 1달러당 환율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071.4원으로 낮아졌다. 원화로 환산한 차입금 규모가 줄면서 지난해 부채총액은 19조8909억원으로 감소했다.
환율 효과는 단순히 차입금과 부채총액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았다. 외화차입금 감소는 외화환산차손익 흑자전환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섰고, 대규모 잉여금이 쌓이며 자본총액을 불렸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자본총액은 3조6721억원을 기록, 2016년대비 122.13% 불었다.
그러나 여전히 과도한 부채를 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이 이어지면 대한항공의 재무지표는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화차입금 규모가 여전히 많은 상태여서 환율 변동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항공기 도입 등 대규모 투자가 끝난 만큼 차입금 관리에 신경써야 할 때"라며 "영업현금흐름으로 차입금을 갚아나가면서 서서히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클로잇, 글로벌 로우코드 시장 선점 본격화
- 황병우 DGB금융 회장, 시중은행장으로 직면할 과제는
- [금융지주 CEO 책임경영 진단]임종룡 회장, 순이익 줄었지만 '효율성·자본적정성' 개선
- 금양인터, 칠레와인 혁신 아이콘 ‘레이다' 리론칭
- [Biotech IPO In-depth]엑셀세라퓨틱스, 3년만에 흑자? CGT 환경, 빅파마 경쟁 관건
- [이글루코퍼레이션은 지금]군소한 보안업체 속, 풍부한 현금 'M&A'로 벌크업
- [IR Briefing]해외에서 훨훨 난 CJ제일제당, 일본은 옥에 티
- [2024 공시대상기업집단]SPC그룹, 또 넘지 못한 문턱…경영 전략 '안갯속'
- [2024 공시대상기업집단]'총수 교체' 동원그룹, 김남정 시대 마지막 퍼즐 완성
- [thebell note]교촌에프앤비의 '연결식'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닻오른 롯데손보 매각]부진한 흥행…원매자들이 느끼는 고매각가 이유는
- 하나금융, 글로벌 불황기 뚫고 해외서 일보전진
- [은행권 신경쟁 체제]SC제일은행, 유일한 외국계은행의 리테일 강화 전략은
- [은행권 신경쟁 체제]혁신의 아이콘 인터넷은행, 유니콘 도약은 아직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메리츠화재, 부채총액 증가 주원인은 퇴직연금 재개
- IFRS17 도입도 ‘메리츠’다움
- [은행권 신경쟁 체제]JB금융, 은행업 확장…수도권 공략 대신 핀테크로 승부수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메리츠화재, 선제적이고 탄력적인 자본관리
- ‘글로벌 NO.1’ 신한금융, 포트폴리오 효과로 불경기 넘었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메리츠화재, 안정적 자본적정성 관리 배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