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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논의 시작 암호화폐 법안 'G20 변수' 이달 회의서 안건 상정 예정, 국제 규제안 마련시 국내 반영 불가피

안경주 기자공개 2018-03-07 11:04:22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6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인가제 도입 등 암호화폐 거래를 제도권에 편입시키기 위한 논의가 국회에서 시작된 가운데 이달 예정된 G20(주요 20개국) 회의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와 관련한 글로벌 규제안이 어떻게 마련되는지에 따라 국내 규제안도 달라질 수 있는 탓이다.

6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안'을 논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정무위 관계자는 "암호화폐와 관련해 계류된 법안 3건 가운데 박 의원이 제출한 법안만 우선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하게 된다"며 "향후 논의 과정에 따라 다른 법안과 병합 심사를 할지, 따로 논의를 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국회 정무위 논의를 시작으로 법적 지위, 규율체계 등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정부가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이나 통화 등 거래수단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달 예정된 G20 재무장관회의가 국회의 암호화폐 제도화 추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19~20일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되는 G20 재무장관회의는 독일과 프랑스 주도로 암호화폐 규제를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프랑스와 독일 정부가 이번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공동으로 암호화폐 규제안을 제안할 예정"이라며 "국제 규제안이 만들어지면 한국만 별도 규제안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암호화폐 법안 논의 과정에서 (국제 규제안이) 반영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각국의 규제당국들은 이번 G20 재무장관회의를 통해 암호화폐가 기존 금융시스템에 어떤 역할을 될지, 또 어떤 방식으로 규제를 하면 좋을지 등을 논의한다.

한국 정부도 암호화폐 규제안 논의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암호화폐는 국경이 없는 문제로 최근 G20을 중심으로 국제적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G20 재무장관회의 논의 결과에 따라 암호화폐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암호화폐의 세계적 규제방안이 수립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제사회 흐름과 다르게 정책을 가져가기 어렵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G20을 중심으로 글로벌 암호화폐 규제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개별 국가의 정책 대응만으로 암호화폐 시장을 적절히 통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암호화폐의 익명성과 국경 간 거래의 수월성으로 개별 국가의 암호화폐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며 "세계 각국이 참여하는 국제적이 후속조치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국제 공조를 통해 실효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지난해 1월 기준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90% 이상을 차지했던 중국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전면 폐쇄하자 일본이 비트코인 거래량 세계 1위 국가로 올라섰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을 예방하기 위해 국제기준을 강화하기로 한 점도 G20 차원의 공동 규제안이 나올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다.

FATF는 지난달 총회를 열고 2015년 마련된 '암호화폐 가이드라인'을 변화한 상황에 맞춰 개정, 국제기준을 강화하기로 결의했다. 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암호화폐 대응 계획을 이번 G20 재무장관회의에 보고하기로 했다.

한편 박 의원이 제출한 암호화폐 관련 법안에는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으로 보고 암호화폐 거래소(취급업소)의 인가 등에 대한 규정을 신설했다. 또 이용자 보호를 위한 의무와 금지 행위 등을 규정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외에도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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