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결제 불모지' 베트남, 핀테크로 반전 노린다 정책지원·스타트업 확대, 성장 잠재력 풍부 '해외투자 봇물'
호치민(베트남)=김세연 기자공개 2018-03-19 07:54:31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6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 결제시장은 전통적인 현금 지급이 대부분이다. 각종 공과금이나 세금을 해당 직원이 직접 방문해 수금하고 모바일 게임에 대한 결제도 선불쿠폰을 구매해 활용한다. 심지여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물품을 구매하더라도 배송기사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COD(Cash On Delivery)'가 주요한 결제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현금 선호하던 베트남, 전자결제에 주목
베트남에서 전자결제가 외면받는 이유는 모바일 커머스의 기반이 되는 전자결제나 유통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베트남 신용카드 사용률은 전체 결제시장의 2~3%에 불과하다. 15세 이상 베트남인중 통장을 개설한 사람도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거의 대부분이 은행 대신 금고를 마련해 현금을 직접 보관하는 방법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베트남 시장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다. 베트남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트 토피카파운더연구소(Topica Founder Institute)에 따르면 2016년 베트남 핀테크 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1억2900만달러로 전체 63%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로 모바일 통신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핀테크 등 전자결제 분야에 눈을 돌리고 있다.
베트남 정부도 지난해 중앙은행을 통해 핀테크 운영위원회를 구축하는 등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전자상거래 발전 계획을 내놓고 현금 외 결제 비중을 50%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도 내놓고 있다.
국영은행인 'VietinBank' 역시 최근 모바일페이 어플리케이션을 구축했고 주요 은행들도 앞다퉈 핀테크 기업과 모바일페이 시스템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물론 당장 핀테크 등 전자결제 시장의 성공을 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50여개에 달하는 핀테크 관련 기업이 대부분 모바일페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지만 대출, 송금, 투자 등에서는 활용되지 못하고 일부에 제한돼 있다.
◇ 성장 기회 갖춘 테크 시장, 해외 투자 봇물
베트남 핀테크 시장은 글로벌 투자기업들의 주목을 받으며 한층 빠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모바일 전자지갑 어플리케이션인 '모모(MOMO)'를 내놓고 현지 핀테크 시장을 선도해온 엠 서비스(M_Service)는 지난 2016년 글로벌 투자사인 골드만삭스와 스탠다드차터드로부터 2800만달러(한화 약 3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핀테크 스타트업 '온온패이(OnOnPay)' 역시 지난해 중국 벤처캐피탈인 고비파트너스(Gobi partners)로부터 80만달러(9억5000만원)가량을 투자받았다. 금융 /IT기업인 아미고(Amigo Technologies)도 홍콩 사모펀드 크레딧핀테크홀딩스로부터 1300만달러(150억원)의 투자를 이끌었다.
온온페이 관계자는 "베트남 핀테크 시장은 제도적 구조가 마련되지 않았고 소비자들 역시 새로운 기술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며 "다만 전체 인구 중 약 85%가 아직 은행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의 글로벌 확장성을 고려해 향후 동남아시아 등 주변국가로 사업 확대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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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요기업들 역시 베트남 핀테크 시장 성장 기대 속에 현지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2015년 핀테크지원센터 '신한 퓨처스랩(Future's Lab)'을 개설하고 61개 국내 스타트업 육성에 나선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016년 베트남에 '신한퓨처스랩 베트남'을 열었다. 현지 유망 핀테크 기업 육성과 국내 창업기업의 베트남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하나금융지주는 베트남 국영 상업은행 '베트남산업은행(BIDV)'의 지분인수에 나서며 현지 핀테크 및 모바일 결제시장 파트너십 구축 중이다. NH투자증권은 현지 증권업 진출과 함께 현지 핀테크 기술관련 공동 연구에도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2009년 베트남 현지 증권사 CBV의 지분 인수에 나섰던 NH투자증권은 베트남 현지법인(NHSV·NH Securities Vietnam)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이밖에 글로벌 복합 생산기지 마련을 추진 중인 효성 등이 현지 전자결제 및 핀테크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지는 등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현지 금융산업 진출이 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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