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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CB, 운용업계 시각은 부채비율 높고 주가는 액면가 하회, 사실상 할증 발행 평가

이충희 기자공개 2018-03-23 08:21:51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1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금 조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대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투자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운용업계에서는 대부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을 들어 투자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1000억원 규모 사모 CB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주관사 케이프투자증권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관들과 잇따라 미팅을 갖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케이프증권 측은 표면금리를 2% 내외, 만기금리는 이보다 더 높은 수준에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발행되는 사모 CB는 금리가 0%인 경우가 많다"면서 "자산운용사 쪽에서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리스크를 문제 삼고 있어 이자를 다소 높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에서 메자닌펀드가 조단위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에 운용업계 평가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메자닌펀드 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은 대부분 이번 아시아나항공CB 투자를 검토했지만 리스크가 비교적 커 투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부채비율이 높고 특히 단기 차입금이 많아 자금 상환 여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이다.

신용등급이 BBB-까지 떨어진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남아있는 총 차입금이 4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중 절반인 2조원 가량이 1년 이내 갚아야할 단기차입금이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 항공기 운임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많이 발행했는데, ABS 차입금만 1조원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602%다.

메자닌펀드 매니저는 "사모CB는 주식 전환 전까지 최소 1년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아시아나항공처럼 재무 여건이 좋지 않은 기업은 리스크가 클 수 밖에 없다"면서 "시장에서 곧바로 매각할 수 있는 공모 분리형BW 형태로 발행되면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액면가 대비 낮은 것도 CB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4000원대에 머물러있다. 액면가 5000원 보다 낮다.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액면가 이하에 주가가 형성돼 있으면 발행조건에 리픽싱(전환가조정)을 포함할 수 없어 사실상 할증발행이나 다름 없다"며 "2분기부터는 시장에 좋은 메자닌들이 쏟아져 나올 예정인데 굳이 아시아나항공CB를 인수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케이프투자증권 측은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대규모 자산매각에 나서고 있고 영업실적도 상승 중이어서 기관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 2736억원, 순이익 2233억원 등 6년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최근에는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사옥을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남아있는 CJ대한통운 지분도 매각에 나설 예정이다. 두 자산 매각으로 3500억원 가량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케이프증권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해 보유 중인 자산에 대해 잇따라 매각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들을 감안해 이미 많은 기관들이 투자를 고려하고 있어 발행 성공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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