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규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선언 '용두사미' 알맹이 없는 '비장함' 피력…채권단 무대응, 노조도 시큰둥
대전=임정수 기자공개 2018-03-27 17:10:03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7일 16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오전 9시 55분경 금호타이어 인수 기자간담회가 열리는 대전 상공회의소 2층 1회의실에 비장하게 들어섰다. 매출 3700억원의 중소 유통회사인 타이어뱅크가 매출 3조원에 달하는 타어어 업계 공룡인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하는 자리인만큼 그 비장함은 충분히 이해되고 남았다.금호타이어가 중국에 매각되는 것을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는 외침은 김 회장의 비장함을 배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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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김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선언은 기존 판을 흔들어 놓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었다. 구체적인 자금 확보 방안 없이 국민 감정을 앞세운 인수 선언에 채권단은 무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법정관리 후 국내 공장 분리 인수를 시사하면서 노조에도 별로 득이 될 게 없는 행보로 평가되고 있다..
초기의 비장함이 고개를 끄덕일만한 자금 확보 방안과 구체적인 인수 계획 제시로 이어지지 않은 탓이다. 김 회장은 인수 성사 가능성에 대한 핵심 가늠자인 자금 확보 방안에 대해 성공적 조달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장, 담보대출, 해외투자자 유치 등 여러가지가 있다고만 했다.
공동 인수 의지를 보이는 해외 투자자도 두 군데 있어 의지만 있다면 시간이 걸려도 자금 확보가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필요한 6463억원의 인수자금 마련 방안에 대한 설명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또 이달 30일까지로 정해진 매긱협상 시한 내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더블스타와의 협상 결렬이나 법정관리 여부에 대해서는 상관하지 않는다"면서 "법정관리 이후 인수해 경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답변을 내 놓았다.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건실한 국내 기업이 있다는 노조의 주장에 긴장했던 산업은행은 타이어뱅크의 인수 참여 선언에 별다른 대응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매각협상 시한까지 구체적인 자금 증빙을 첨부해 인수의향서를 제출해도 더블스타의 인수경쟁 후보로 봐줄까 말까한 상황에서 인수하겠다는 말만을 앞세운 선언은 공염불에 불과해 보였기 때문이다.
타이어뱅크의 금호타이어 인수 선언으로 최소한 시간끌기라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던 노조에도 득이 될 게 없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당장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생각이 없음을 내 비쳤다. 또 법정관리 여부와 상관없이 통 인수와 법정관리 이후 국내 공장에 대한 분리 인수를 시사하는 등 인수 대상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는 구조조정을 수반할 수 밖에 없는데 법정관리 이후 국내 공장 분리 인수 얘기를 하는 것은 노조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도 보기 어렵다"면서 "산업은행의 재고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노조가 얻을 것도 별로 없는 상황이 됐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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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의 모호한 금호타이어 인수 선언은 현장에 참석한 기자들의 성토를 낳았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답변을 달라는 요구에 그는 "여러분은 금호타이어 국내 공장마저 해외에 팔리는데 대해 국민적 자존심이 허락하나요"라고 되물었다. 또 "아직 금호타이어 인수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된 게 없다"면서 "산업은행, 노조와 지금부터 만나보겠다"는 다소 한가한 입장을 피력했다.
간담회를 끝낸 김 회장이 대기실로 이동하자 기자들이 따라 갔으나 아무런 답변 없이 다른 일정을 핑계로 비서와 동행해 간담회장을 빠져 나갔다. 그의 금호타이어 인수 선언은 비장함으로 시작했지만 비난 여론을 정면 돌파하기에는 지나치게 역부족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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