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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정의선 부자의 재원 '알짜 통합 글로비스'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이익률 10% 사업부 통합, 향후 모비스 지분 교환 '유리'

박창현 기자공개 2018-03-29 08:16:2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8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출자구조 재편의 핵심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각 계열사가 나눠갖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 교환이다. 교환이 마무리되면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지고 '정몽구 부자→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글로비스'로 이어지는 단순화된 지배구조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양념이 더해졌다. 현대모비스 모듈·AS 부품 사업과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이 그것이다. 지분 맞교환에 앞서 이 합병 거래가 먼저 선행된다. 합병 주체는 현대글로비스다. 합병대가로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통합 현대글로비스 신주를 지급한다.

합병 거래가 완료되면 달라지는 것이 두 가지다. 먼저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이 바뀐다. 현재는 정의선 부회장이 23.2% 지분으로 최대주주다. 뒤를 이어 정몽구 회장이 6.7%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합병 대가로 신주가 발행되면 대주주 지분율은 15.8%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 모듈과 AS 사업은 현대모비스의 대표 알짜 부문이다. 작년 기준으로 해당 부문의 매출은 14조원, 세전 이익은 1조 4400억원에 달한다. 이익률은 10.3%로 제조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현재 5.4%에 불과한 현대글로비스 이익률은 합병 후 7.7%까지 높아지게 된다.

수익성 향상은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오너 일가에게 호재다. 궁극적으로 오너 일가는 통합 글로비스 지분을 현대모비스 지분과 맞바꿔야하기 때문이다. 우선 오너 일가가 통합 글로비스 보유 지분을 기아차에 팔아 재원을 마련한다. 이후 이 자금으로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등이 갖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 23.2%를 살 계획이다.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보유 자산인 통합 현대글로비스 지분 가치가 높을수록 더 많은 지배구조 재편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곳간이 두둑해지면 계열사가 갖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선택도 가능하다.

반면 존속 현대모비스의 가치 제고는 장담하기 어렵다. 알짜 사업을 내주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IR 자료에 따르면 분할 후 존속 현대모비스의 이익률은 4.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최상위 지배회사라는 상징성을 갖지만, 시장에서는 지주사 가치 평가는 박한 편이다. 실제 지주사 전환시 지주사와 사업회사 현물출자 거래 과정에서도 일반 주주들은 사업회사 주식 보유를 선호한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회사가 주식 투자 측면에서는 훨씬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주가 추이를 예단할 수 없지만 지분 맞교환 시점에 통합 현대글로비스 지분 가치는 상승하고, 현대모비스는 떨어지면 오너일가에게 유리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향후 현대모비스의 핵심 사업부 분할과 현대모비스 합병에 대한 시장 평가에 따라 정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재원 확보 규모도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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