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주사 대신 '지배회사' 택한 세가지 이유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순환출자 끊기·일감 몰아주기 해소·금융계열사…"세금문제도 고려"
김현동 기자공개 2018-03-28 18:14:53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8일 1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고도 지배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이 순환출자 해소 방안으로 지주회사 전환 대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을 선택했다. 동시에 현대모비스가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최상위 지배회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번 결정으로 순환출자 해소는 물론이고 현대글로비스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금융지주회사 문제도 피했다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는 28일 투자·핵심부품 사업부문과 모듈&A/S부품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등은 보유하고 있던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대주주에게 처분키로 했다.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각각 16.9%, 5.7%, 0.7%다. 정 회장은 이미 현대모비스 지분 6.96%를 보유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재 현대모비스 지분이 전무하다.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에서 '기아차→현대모비스'의 고리가 끊어진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 이후 기아차에 합병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다. 지분 매각 대금으로 투자회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취득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의 최대 수혜주로 현대글로비스를 꼽는다.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지분가치로 배가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고도 지배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순환출자 해소에 초점을 둔 선택"이라고 평했다.
동시에 현대글로비스에 적용되던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풀 수 있게 됐다. 정 부회장과 정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보유 지분은 각각 23.29%, 6.71%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직접적인 적용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으로 인해 합병 현대글로비스의 대주주 보유 지분율은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금융지주회사라든지 분할요건 등의 세금 문제도 피했다는 평가다.
현대차 내부 관계자는 "지주회사로 갈 경우 금융지주회사 설립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신에 지배회사를 두는 수직 계열사로 일감 몰아주기 해소에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또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사업부문 분할과 적격합병 비율을 충족해야 한다. 만약 적격분할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분할 과정에서 수 조원의 양도세가 발생할 수 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현대차 입장에서 대주주의 지분율을 크게 높이지 않으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면서 "내부적으로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금 문제를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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