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03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올해도 해외 투자자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에 나섰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중동을 방문해 아부다비투자청(ADIA), 싱가포르투자청(GIC), 말레이시아 국민연금(EPF) 등 주요 투자지들과 면담할 예정이다.해외 IR 일정은 더 많은 투자자들을 만나기 위해 전년에 비해 앞당겨졌다. 투자자별 미팅 시간도 분단위로 쪼갰다고 한다. 싱가포르의 경우 이동시간까지 포함해 투자자 한곳을 만나는데 1시간 30분 이상을 소요하지 않도록 스케줄을 짰다. 이동거리가 긴 중동은 이보다 더 타이트하게 일정을 잡았다고 한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해외 투자자 미팅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총 61곳의 기관투자자들을 만났다. 이동거리만 보면 지구 두 바퀴를 넘게 돌았다. 올해도 작년 못지 않게 투자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조 회장이 해외 IR에 적극 나서는 배경은 신한지주의 미래 성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CEO 한마디에 따라 해당 기업의 평판과 신뢰도가 좌우된다"며 "조 회장도 향후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해외 투자자 미팅에 선뜻 나서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지주는 현 시점에서 다른 지주사에 비해 투자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들여다보면 주요 경쟁사들은 훼손된 이익 베이스를 회복하면서 신한지주보다 월등히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실제 지난해 신한지주의 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5% 늘어난 반면 경쟁사들은 평균 40%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성과 주가 측면에서 다운사이드보다 업사이드가 명확한 경쟁사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신한지주는 향후 성장에 자신 있는 눈치다. 중장기 성장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실행하는 회사가 신한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해외 투자자들도 촘촘하게 짜인 신한지주의 중장기 성장전략과 이행 속도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내고 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지금 당장 수익보다 트랙 레코드를 쌓듯 미래 전략을 조금씩 구체화하는 성장 스토리는 타 사에서 찾기 어렵다"며 "조 회장의 IR 참석도 성장에 대한 보다 명확한 시그널을 투자자들에게 전달하고 신규 투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지난 1년간 중장기 성장전략에 강한 의지를 갖고 투자자들과 탐색전을 치렀다면 향후 2년간은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놔야 하는 일종의 승부기간이다. 최근 신한지주는성장전략에 대한 결과물을 하나둘 내놓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첫 단추를 채운 것일 뿐 성과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조 회장이 IR을 통해 보인 자신감을 향후 성장스토리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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