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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지원펀드 '8000억 출자' GP 몰릴까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③보수체계·투자분야 자율성에 후한점수, 인센티브 실효성 의문

류 석 기자/ 김세연 기자공개 2018-04-05 06:02:00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3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8000억원의 자금 집행이 예정된 성장지원펀드 출자사업 지원서 접수가 시작된 가운데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출자기관인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성장금융)은 예년과는 다르게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을 제시하고 운용사(GP)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향후 집계될 운용사(GP)들의 지원률 정도에 따라 성장지원펀드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성장지원펀드의 출자 조건에 대해 업계의 반응은 양쪽으로 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업계 의견이 잘 반영된 친시장적인 출자사업이 됐다는 평가가 있다. 반면 제시된 인센티브 방안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 대형사에게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 운용사들은 투자 자율성 측면에서는 출자 조건 변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번 성장지원펀드는 국민연금공단이나 모태펀드 등 다른 대형 유한책임출자자(LP)들과 비교해 투자 제약도 거의 없다. GP가 직접 주목적 투자 분야를 설정할 수 있고 의무 투자 비율도 약정총액의 40%에 불과하다.

또 성과 보수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점도 운용사들이 반기는 대목이다. 성장지원펀드는 운용사들이 실적 중심으로 관리보수와 성과보수로 연계·구성해 제안할 수 있다. 관리보수 비율을 낮추는 대신 성과보수 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기준수익률 이상의 펀드 수익률을 달성할 자신이 있는 운용사들은 관리보수를 줄이고 성과보수를 높이는 방안이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에 관리보수를 최소화하고 성과보수를 높여 제안하는 운영사들이 다수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이미 성과보수 중심으로 보수체계가 변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방향으로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배경으로 국내 여러 벤처캐피탈을 비롯해 중·소형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이번 성장지원펀드 출자사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1000억원 이상의 대형 벤처조합 결성을 추진하는 곳들이 대거 이번 출자사업 그로쓰캡(Growth-Cap) 혹은 미드캡(Mid-Cap) 부문에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이번 성장지원펀드 출자 조건이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GP와 LP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줬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이다.

특히 후순위 보강 옵션에 대해서 업계 대형사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후순위 보강은 펀드 운용 결과 손실이 발생하면 정부 재정 출자 약정액 범위 내에서 후순위 부담 비율 만큼 우선 손실을 부담해주는 옵션이다. 펀드 전체가 손실이 나더라도 후순위 한도 범위 안이라면 민간 LP들은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에 출자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다만 펀드 청산 시 수익이 일정 범위를 초과하면 후순위 출자자(정부 재정)가 수익을 더 가져가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된 데에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대형사들의 경우 사실상 펀드 청산 시 손실이 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펀드 운영을 잘 했을 경우 오히려 기존보다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후순위 보강 옵션을 선택하는 운용사는 극히 드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또 산업은행과 성장금융의 기존 출자사업 대비 출자 비율이 축소되면서 지원을 망설이는 운용사들도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출자사업에서 리그별 위탁운용사에 최소 결성금액의 50%~80%에 해당하는 금액을 출자했다. 성장지원펀드는 출자비율을 40%~50%로 대폭 축소했다. 이에 위탁운용사들은 펀드 결성금액의 절반 이상을 민간 출자자를 통해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지난해 모태펀드의 대규모 출자 집행 등에 따라 시장에 대규모 벤처투자 자금이 풀린 상황에서 이번 성장지원펀드에 대한 GP들의 수요가 충분할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있다. 특히 산업은행은 지난해 진행한 2017년 벤처펀드 출자사업에서 지원 미달 사태가 발생하면서 어쩔 수 없이 출자 약정액을 계획 보다 줄였었다.

한 벤처캐피탈 대표는 "성장지원펀드의 출자 조건이 다른 출자사업들과 비교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지원 미달이 나는 등의 극단적인 상황은 없겠지만, 크게 유리한 조건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조건들도 자세히 따져보고 성장지원펀드 출자사업 지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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