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차기 리더는]김광수 내정자, 김석동 전 위원장과 깊은 인연금감위-재경부-금융위 시절 호흡, '금융정책' 라인으로 꼽혀
안경주 기자공개 2018-04-19 19:35:21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9일 19: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권 주요 수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던 김 전 원장의 최종 목적지가 정해진 것이다.차기 회장 인선 절차가 시작되기 전부터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김 전 원장이었던 만큼 금융권에선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해석을 내놓으면서도 배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 전 원장이 '대책반장'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오른팔로 불렸던 점에서 이번 차기 회장 인선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농협금융지주는 1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김광수 전 원장을 차기 회장 최종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는 당초 최종 후보군 3명에 대해 심층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추천할 계획이었으나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의 후보 고사와 김용환 현 농협금융 회장의 후보직 사퇴로 김광수 단독 후보자에 대해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심층면접결과 농협금융 임추위는 만장일치로 김광수 전 원장을 최종 후보로 결정하고 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김 내정자는 전남 보성 출신으로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경제관료다.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 FIU 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금융정책통'으로 평가받는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그러다 보니 고위 관료들 사이에 이름이 오르내리게 됐고, 이후엔 당연히 금융위원장 할 사람 1순위에 올랐던 실력자다.
특히 영원한 대책반장이라고 불리는 김석동 전 위원장과는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금융당국 내에서 '우(右)광수-좌(左)병래'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좌병래'는 예탁결제원 이병래 사장을 지칭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이 주무 서기관 시절에 김 내정자가 사무관을 맡는 등 오랜 기간 함께 일을 해왔다"며 "그만큼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인연이 깊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과 김 내정자는 1995년 재정경제원 시절부터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김 전 위원장은 금융부동산실명제실시단 총괄반장·부동산반장을 맡았던 시절이다. 김 내정자는 금융정책과에서 실무를 봤다. 업무의 특성상 서로의 접점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또 1999년 김 전 위원장이 금융감독위원회 법규총괄과장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 김 전 원장은 금융감독위원회 법규심사과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그러나 2001년 김 내정자가 대통령 비서실로 자리를 옮기면서 업무적인 접점은 줄었다.
하지만 2004년 당시 김 전 위원장이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맡고, 김 내정자가 금융정책과장을 맡으면서 또다시 손발을 맞추게 됐다. 이 때가 금융당국 내 회자되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라인'이 형성된 시점이다.
이후 김 전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차관보,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재정경제부 제1차관을 지낸 후 2008년 공직에서 물러난다. 반면 김 내정자는 대통령비서실 파견과 재정경제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을 거쳐 2009년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렇게 끝날 것 같았던 공직사회에서의 인연은 2011년 다시 한번 이어졌다. 김 전 위원장이 2011년 당시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근무하던 김 내정자를 FIU 원장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에서 발목을 잡혔다. 김 내정자는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이던 2008년 부산저축은행에서 청탁과 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았다. 2013년 10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재기를 하지 못했다. 친정인 금융위는 물론 산하 기관장으로 복귀하는 것이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다른 관계자는 "정부 금융정책에 있어 '이헌재-김석동-김광수'로 이어진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김 전 위원장이 김 내정자를 총애했다"며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김 내정자가 무죄를 받고도 복귀를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이) 안타까워 했다"고 전했다.
금융권 일각에선 김 내정자와 김 전 위원장 간의 인연이 농협금융 차기 회장 인선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이 자신의 오른팔이던 김 내정자를 농협에 강력하게 추천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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