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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식품, 장수기업으로 가는 길 [thebell note]

박상희 기자공개 2018-04-24 08:03:19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3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빈 이나영 스타 커플은 각각 8년 10년째 동서식품의 커피 브랜드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맥심'하면 이나영, 'T.O.P' 하면 원빈이 자동으로 떠오를 정도다. 배우 공유는 2011년 '카누' 출시 당시 첫 광고모델로 발탁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카누는 동서식품이 업계 최초로 출시한 인스턴트 원두커피다.

동서식품의 커피 광고 모델은 스타 연예인들이 꽤나 선호한다고 한다. 잘만 하면 모델로 롱런 할 수 있는데다 이미지 관리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기호식품이지만 수요 저변이 넓은 편에 속하는 커피 사업은 광고 효과와 브랜드 이미지에 기대는 측면이 크다. 동서식품의 경우 매출액의 평균 10% 가량을 판관비로 지출한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 5884억원, 영업이익 211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13.3%에 이른다. 식음료 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

국내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서 동서식품의 시장 점유율은 85%에 이른다. 지배구조가 미국 크라프트(Kraft, 50%)와 합자회사여서 수출이나 해외 진출엔 한계가 있다. 내수 시장에서 핵심 사업군인 커피만으로 10%가 넘는 이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커피시장의 강자이다보니 여기저기서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제휴 제안도 많았지만 오너 일가가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커피 '한 우물'을 파기 위해서다. 이것 저것 다른 사업 영역에 손을 대다보면 본업인 커피 사업에 소홀해질까 염려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쉽게 매출과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상황에서 동서식품이 무리해서 신사업에 진출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 아니냐고 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안정적인 '캐시 카우' 역할을 할 수 있는 커피사업을 믿고 과감히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수도 있었다. 동서식품은 신규 사업 진출보다는 기존 커피 사업을 지키고 유지하는 쪽을 선택했다.

점유율이 높다고 동서식품이 거저 이익을 내는 것은 아니다. 미묘하게 변해가는 한국인들의 커피 입맛에 맞춰 이상적인 커피 농도와 비율을 연구한다.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지는 않더라도 커피사업에서만큼은 꾸준히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고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 네슬레가 유일하게 맥을 못추는 시장이 한국이라고 한다. 대부분 국가에서 커피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동서식품에 한참 밀리는 성적이다.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 신사업 발굴에 매진하는 것이 장수기업이 갖춰야 할 덕목 중의 하나일수도 있겠다. 동서식품처럼 기존에 잘하던 사업의 맥을 잇고, 확실한 1등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 역시 백년 기업으로 가는 유효한 방법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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