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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모델솔루션' 인수 배경은 조현범, MS 등 샌프란시스코 고객 확보 포석

한형주 기자공개 2018-05-14 09:27:11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1일 13: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가 경영권을 인수하는 모델솔루션은 IT기기 등의 시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나 'XBOX' 같은 게임기, 노트북 등의 프로토타입을 취급한다. 가령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신제품 출시 이벤트를 벌일 때 행사장에 진열돼 있는 기기들은 삼성의 생산공장이 아닌 모델솔루션을 통해 만들어진다. 언뜻 봐도 한국타이어가 영위하는 타이어 제조업과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는 어떤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모델솔루션 바이아웃(Buy-out)을 단행하는 걸까.

한국타이어는 최근 모델솔루션 경영권 지분 75%를 686억원에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매도자와 체결했다. 거래 대상은 영국 전자부품 기업인 레어드(Laird)가 소유한 51%와 글로벌 사모투자(PE)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 보유지분 24%다.

한국타이어는 레어드 지분은 전량, 크레센도 지분은 24%를 인수해 총 75%를 가져간다. 크레센도는 남은 25%를 그대로 들고 있으면서 한국타이어로부터 추가적인 성장을 개런티받는 구조다. 이번 거래는 조현범 대표가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잔금 납입(딜 클로징)이 이뤄지면 모델솔루션은 한국타이어 계열로 편입된다. 매각 주관은 영국계 글로벌 자문사 BDA파트너스가 맡았다.

캡처

1993년 설립된 모델솔루션은 전자제품과 의료기기 등 첨단 기술력이 접목되는 신제품의 프로토타입 및 몰드(Mold)를 디자인·제작하는 토탈 솔루션 회사다. 전세계적으로 약 420개 고객사를 확보해 놨다. 이 중 99%가 미국 회사들이다.

한국타이어는 최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 M&A를 통해 미래 유망 기술에 투자, 차세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일환으로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계열사인 대형 금형 장비업체 엠케이테크놀로지와 모델솔루션 간 첨단 가공기술 접목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업계는 한국타이어가 실제로 노리는 것은 모델솔루션의 400여개 고객군인 것으로 보고 있다. 모델솔루션의 경우 시설 관련 부서는 한국에 있지만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조직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해 있다. 모델솔루션의 주 비즈니스 상대가 현지 IT기업들이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가 모델솔루션을 품으면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테크 기업 및 스타트업들과 보다 활발히 소통할 수 있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현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이 조성되는 것이다. 즉 한국타이어가 내다 본 모델솔루션의 가장 중요한 밸류는 이 회사가 확보하고 있는 미국 내 다양한 고객들이라 할 수 있다.

같은 이유로 한국타이어 외 국내 다른 대기업들도 모델솔루션 경영권에 눈독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IB 관계자는 "최근 재벌가 오너 2세들이 벤처캐피탈(VC) 등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데 조현범 대표 역시 모델솔루션을 인수하면 국내 뿐 아니라 미국 등 전세계 시장 판세를 읽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모델솔루션 인수계약을 성사하기 전 국내 타업체들과도 경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타이어와 모델솔루션 간에는 겹치는 고객도 있다.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 곳이 미국 테슬라다. 한국타이어는 테슬라에 타이어를 납품하는 메이저 파트너 중 하나인데, 모델솔루션의 주요 고객군에도 테슬라가 속해 있다. 한국타이어로서는 모델솔루션을 통해 테슬라를 공략하는 데 더 유리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할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모델솔루션의 또 다른 고객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도 접촉폭을 늘릴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모델솔루션 딜은 한국타이어의 사업 범위를 기존 제조업 베이스에서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확대하고 싶어 하는 조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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