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비조선 계열, 자체 신용 부각 [2018 정기 신용평가]연대채무, 계열 리스크 전이 '축소'…조선사, 크레딧 불확실성 여전
양정우 기자공개 2018-05-18 14:16:0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6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현대중공업그룹의 비(非) 조선 주요 계열사가 현대중공업발(發) 신용도 연쇄 저하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조짐이다. 현대중공업지주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갖춘 자회사의 개별 신용도가 부각될 전망이다.다만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 3개사(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신용도 향방은 아직 불확실성이 잠재돼 있다. 국내 다른 조선사와 비교해 사정이 낫지만 당분간 조선 사업의 부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 '7조 연대보증채무' 감소추세 뚜렷…현대重지주, 현대오일뱅크 IPO '수혜'
그간 현대중공업지주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는 그룹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분할 전 현대중공업의 조단위 차입금(7조7000억원 수준)을 연대 부담해 왔다. 이런 연대채무 탓에 'A-(부정적)' 끝선에 몰린 현대중공업의 차환 리스크를 그룹 전반에서 그대로 짊어져 왔다.
하지만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신용도에 변화를 줬다. 앞선 연대보증채무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한 동시에 현대건설기계의 신규 등급도 'A-, 안정적'을 부여했다. 아직 부정적 아웃룩이 붙은 현대중공업의 영향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연대채무의 잔액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그룹 계열 전체가 부담하는 연대채무는 올해 말 2조원 대로 급감할 전망이다. 재무구조 개선안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내년 말엔 5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사실상 현대중공업지주를 제외한 다른 계열은 조선 불황의 늪과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사라지게 된다.
앞으로 현대중공업지주(A-, 안정적)를 필두로 현대일렉트릭(A-, 안정적)과 현대건설기계 등 계열사의 자체 크레딧이 제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중공업지주의 경우 무엇보다 계열사 현대오일뱅크(AA-, 안정적)의 기업공개(IPO)에서 최대 수혜자가 될 예정이다. 올해 상장 시장에서 단연 최대어다. 만일 2조원 수준이 구주매출이 성사되면 순차입금 규모가 대폭 줄게 된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 자회사도 전체 차입 부담을 상당히 덜어냈다.
현대일렉트릭은 분할 전 현대중공업의 전기전자 부문이 인적분할돼 설립된 계열사다. 사업구조가 전력기기와 배전기기, 회전기기 등 중전기 제품에 특화돼 있다. 전력기기 가운데 변압기 분야에선 글로벌 5위, 국내 1위의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496억원, 624억원 규모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01.4% 수준이다.
현대건설기계는 국내 건설기계(굴삭기 등)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위를 고수하고 있다. 중국은 물론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의 호황으로 실적 성장이 예고돼 있다. 사업 안정성(매출액 2조5311억원, 영업이익 1378억원)과 재무 안정성(부채비율 90.3%)을 갖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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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등 조선 계열, 차입구조 개선…글로벌 조선 불안 '여전'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총사는 여전히 불황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 업황이 턴어라운드하기 전까지 단기적으로 부진한 수익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올해 회복세가 예측되지만 지난 2015년 이전 수준과 아직 격차가 상당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연결기준(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포함) 적자(1238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3조425억원) 전년보다 29% 줄었고, 당기순이익 역시 적자(1321억원)로 전환했다.
하지만 그룹이 전사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매달리면서 차입 부담은 크게 감소했다. 현대중공업의 총 차입금은 한때 8조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이 1조 6000억원 선까지 낮아졌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유상증자(약 1조 2350억원)를 완료한 데 이어 해외 자회사 매각도 단행했다.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프리IPO로 자금을 확충했고 현대미포조선도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앞두고 있다.
아직 조선사의 앞길은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4~2015년과 같이 조단위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현저히 줄었다는 평가다. 수주 물량 가운데 해양 및 특수선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 10조4954억원) 대비 미청구공사의 비중이 20%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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