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서울시금고 선정 '숨은 주역' [thebell interview]이명구 부행장...그룹 내 IT·전산 전문가, 인터넷·모바일뱅킹 개발 주도
김선규 기자공개 2018-05-29 10:23:57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8일 0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서울시 금고 운영권을 따내는 것이 목표였던 이명구 신한은행 ICT그룹 부행장보(사진)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2019년 1월 1일 서울시민과 공무원 그리고 시금고 심사위원들로부터 시금고 은행을 바꾸길 잘 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평소 입버릇처럼 '서울시금고 은행으로 선정되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던 그는 시금고 운영권을 따낸 이후 언제 그런 말을 했냐는 듯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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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 전산개발 행원으로 시작한 그는 사무개선부, 정보개발실장, IT총괄팀장, 정보개발부장, 금융개발부장, 정보보호본부 상무를 거쳐 지난해 ICT그룹을 총괄하게 됐다.
그는 "입행 이후 IT업무만 해서 'IT 천연기념물' 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며 "전산과 IT 임직원은 순환보직에서 제외되는 경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IT·전산 업무가 너무 재미있어 스스로 업무에 빠져든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행장은 푸근한 인상을 가졌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굵직굵직하다. 신한은행 인터넷 뱅킹, 모바일뱅킹 앱 `쏠(SOL)`, 인천시금고 전산시스템 개발 등에 참여하면서 신한은행 전산·IT 역량을 한층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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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한 이 부행장에게도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바로 서울시금고다. 신한은행은 2010년부터 서울시금고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신한은행이 2010년, 2014년 서울시금고 선정과정에서 떨어졌을 때 이 부행장은 시금고 전산시스템 개발업무에 관여했다.
이 부행장은 "2006년 인천시금고 은행으로 선정되면서 전산시스템 구축에 상당한 노하우와 역량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서울시금고에는 매번 떨어지니깐 나중에는 꼭 운영권을 따내겠다는 오기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올해 신한은행은 삼수 끝에 서울시금고 운영권을 따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104년 만에 서울시금고 은행이 바뀐 이례적인 사건이다. 시금고 운영 특성상 안정적인 전산시스템 구축과 보안체계 등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기존 시금고 은행이 유리한 게임이었다.
이 부행장은 "2010년 첫 도전 때는 서울시금고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고 2014년에는 의지가 부족했다"며 "이번에는 시금고 운영에 변화를 주겠다는 서울시의 의지를 잘 파악하고 은행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100년 만에 시금고 은행이 바뀌면서 수납·세출 전산관리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시금고 은행 변경시 전산구축 안정화, 납세항목별 데이터 관리, 고지서 송달 및 납부서비스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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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행장은 안정적인 시금고 전산시스템 운영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2006년 인천시금고로 선정됐을 때도 두 달만에 전산시스템을 재구축한 경험이 있다"며 "서울시금고 전산시스템의 80%에 대해선 이미 구축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20%에 대해서는 모든 준비를 완료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서울시가 소유권을 보유한 인터넷납부시스템(E-TAX)을 제외한 나머지 시금고 운영시스템을 모두 재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재구축 이후 시스템 소유권도 서울시에 모두 양도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시금고 운영시스템 소유권을 은행이 보유했다. 소유권 이전을 통해 시금고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시금고 재선정 과정에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다.
신한은행은 시금고 서비스 증진 방안에 대한 721개 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단계별로 이행할 계획이다. 721개 과제 중 대부분이 IT와 전산시스템에 관련된 내용이다. 장애인을 위한 전용 서비스 구축, 고령층을 위한 키오스크(Kiosk) 설치 등이 대표적인 과제다.
그는 "납부 서비스에 편의성 개선에 방점을 두고 721개 과제를 선정했다"며 "시금고로 선정된 날짜부터 향후 4년간 일, 월, 년 등 시간대 기준으로 운영 계획을 구체적으로 작성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금고에 선정된 이후 이 부행장은 눈코 뜰 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최근 2주간 서울시와 미팅만 5차례 진행했고 시금고 운영 조직 세팅과 업무부담, 시스템 구축을 위해 내부 회의도 끝없이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 부행장은 "내년 1월 1일 신한은행이 왜 서울시금고 은행으로 선정됐는지 그 이유를 증명하고 싶다"며 "'진작 신한은행으로 바꿀 걸'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도록 준비하고 또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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