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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투자 유치, 2년여 산고끝 '절반의 성공' 초기 목표금액 대비 50% 수준…FI 섭외 난항·우여곡절 많아

김일문 기자공개 2018-06-07 07:55:35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5일 1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서비스 11번가 자본확충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이번 투자 유치는 무려 2년여 만에 이뤄졌다. 하지만 초기 목표 금액 대비 절반 정도 밖에 끌어모으지 못했다는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SK플래닛은 국내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H&Q를 대상으로 총 5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를 발행, 자본확충을 단행할 계획이다. H&Q는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등이 참여하는 별도의 프로젝트 펀드 조성, SK플래닛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유치 사실이 자본시장에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2016년 초순으로 당시는 쿠팡의 대규모 펀딩이 막 마무리 된 직후였다. 쿠팡은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1조원에 달하는 돈을 투자받았다.

SK텔레콤은 소프트뱅크의 쿠팡 투자를 의식한 듯 SK플래닛의 기업가치를 쿠팡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춰 자본확충을 추진했다. SK텔레콤이 제시한 SK플래닛 지분가치는 5조원이었으며, 초기 펀딩 목표 1조원의 지분율은 20%로 설정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계획은 예상 밖으로 외부 투자자 유치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초반 국내 1등 이동통신사업자의 자회사로 오픈마켓 11번가를 운영하고 있다는 메리트를 부각시키려 했으나 재무적투자자를 구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SK플래닛 투자유치가 어려웠던 배경은 크게 두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자본확충 규모가 지나치게 컸다. 적자 기업인 SK플래닛에 인수금융조차 쓸 수 없는 상황에서 1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한번에 쏠 수 있는 대형 사모투자펀드를 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었다.

공동 투자 방식인 클럽딜 가능성이 불거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부 국내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들이 SK플래닛 투자에 입질을 보이기도 했지만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으면서 흐지부지 끝났다.

이커머스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도 한몫했다. 오픈마켓 사업자와 소셜커머스업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아직까지도 단언하기 어렵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투자자들로서는 투자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SK플래닛 투자유치가 답보상태에 빠진 사이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 개인적인 인맥으로 중국업체를 섭외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실제 투자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되는 와중에 롯데,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와의 협상이 시작되면서 투자유치 작업은 활기를 띄는 듯 했다. 그러나 SK플래닛 경영권 지분을 놓고 이들 유통사와 SK텔레콤간 이견이 벌어지면서 결과적으로는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다.

2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가까스로 투자유치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SK플래닛의 지분가치가 처음 목표했던 금액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점은 아쉽다. 아직 지분율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SK플래닛 투자금 5000억원에 대한 지분 가치는 최대 20%다.

이를 토대로 역산하면 100% 지분가치는 2조5000억원 가량이다. 5조원의 벨류로 20%, 1조원의 투자를 받으려던 당초 계획대비 절반 정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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