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투자 'AK 타운', 유통업 시험대 올랐다 [백화점 경영진단①]AK플라자, 시장점유율·인지도 경쟁사 압도…접근성 높은 민자역사 매장 확보 '승부수'
노아름 기자공개 2018-07-02 08:06:43
[편집자주]
물건과 공간을 파는 백화점은 쇼핑의 전통을 다지고 유통의 역사를 새롭게 써왔다. 소비심리 탄력성이 큰 업황 특성상 백화점의 시장 규모는 수년째 20조원 대를 맴돌고 있다. 어느새 기대도 우려도 없는 상황에 놓인 백화점은 매력적인 성장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을까. 최근 수년 사이 백화점의 사업구조 변화를 짚어보고 신사업 추진 현황, 성장동력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6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그룹이 2014년 완공한 복합쇼핑시설에는 AK플라자의 미래 구상이 담겼다. 수원의 랜드마크인 AK플라자 옆 쇼핑몰 AK&을 세운 애경그룹 유통부문은 인근에 호텔 또한 증축했다. 2000억을 투자한 대형 프로젝트로, 수원애경역사가 해당 사업의 총대를 멨다.애경그룹은 1993년 서울 구로구에 애경백화점을 개점하며 유통사업 출발선상에 섰다. 이후 BI(brand identity) 변경을 거쳐 AK플라자로 간판을 바꿔단 뒤 평택점, 원주점 등을 잇달아 개점했다. 주로 접근성이 높은 민자역사에 매장을 내는 경향을 보였다.
수원점은 일종의 시험대 성격을 띈다. 해당 지역상권서 AK플라자는 시장점유율이나 인지도 측면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는 성과를 냈으나 애경그룹은 수원에서 승부수를 띄우는 선택을 했다.
애경그룹은 AK플라자와 AK&, 노보텔 호텔 등을 포괄해 'AK 타운'으로 명명했다. AK 타운 완공 직후 수원애경역사의 유형자산은 4259억원으로 건물 등 자산취득에 2012년 착공시작 이후 1864억원을 투입했다.
2012년 기준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이 412억원에 불과했던 수원애경역사는 보유하던 금융상품 등을 처분해 실탄을 확보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원애경역사는 2013년 당시 보유하던 장기금융상품을 보증금만 제외하고 전액 처분했다.
이외에도 매출채권을 유동화해 자금을 조달했다. 자산유동화대출(ABL)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은 수원애경역사가 빈번하게 택하는 자금조달 방식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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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수천억원 대 투자금액에 비해서는 AK 타운의 외형 증가속도가 더디다는 진단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출이 전년대비 2.5% 역성장했다. 호텔수익이 증가했으나 직영매출과 제품매출 등이 감소한데 따른 영향이다.
이같은 경향은 최근 수년째 유지됐다. AK 타운 완공 이후 수원애경역사의 평균 매출증가율은 3.7%로 나타났다. 2015년 전년대비 10% 가까운 외형 증가세를 보인 이후 2016년(4%), 2017년(-2.5%)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점차 매출기여도를 높여가는 호텔부문이 수원애경역사의 체면을 살렸다는 평가다. 수원애경역사는 2014년부터 호텔 수입을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기준 해당부문의 매출기여도는 12.9%로 집계됐다.
최근 수년 사이 수익성이 악화된 점 또한 애경그룹의 고민을 키우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0년 30%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5.9%로 반토막났다. 2015년 한 차례 영업이익률이 7.5%까지 급감했다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사업확대 이후 수익성 회복에는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수원애경역사는 판촉비와 광고선전비 등을 줄여 판관비를 관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업 보폭을 넓힌 이후 필연적으로 판관비 지출이 늘 수밖에 없었던 만큼 탄력적 대응이 가능한 부문부터 선제적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수원애경역사는 전년대비 7.5%감소한 판관비 939억원을 지출했으며, 이는 판촉비(-41.4%), 광고선전비(61.2%) 등이 감소한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4년 연말 롯데그룹이 해당 상권에 쇼핑몰 롯데타운을 조성, 경쟁이 격화된 것을 감안하면 AK 타운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외부 변수를 감안할 필요가 있으며 지난해를 기점으로 수익성 또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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