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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거남진' 베이비붐 세대가 달린다 [베트남 현지 투자 세미나]'노동집약·공동체 결합' 세계 공장으로, 다국적 제조사 흡수

호찌민(베트남)=길진홍 기자공개 2018-07-02 10:57:11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8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온전한 잎이 찢어진 잎을 가려준다' 중국에 이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베트남의 오늘을 일컫는 말이다. 남부 경제도시 호찌민에 몰아친 자본의 물결과 북부 거점 하노이의 공동체 의식이 결합하면서 베트남 개방경제의 꽃을 피웠다.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자'는 특유의 민족성에 풍부한 노동력이 더해지면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장진 팀장 코트라
장 진 KOTRA 호찌민무역관(팀장·사진)은 6월 27일(현지시간) 더벨과 더벤처스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베트남 현지 투자 세미나'에서 "베트남은 중국을 방어하면서 남쪽으로 진출하려는 북거남진(北拒南進) 역사에서 형성된 뿌리 깊은 공동체 의식이 성장 원천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민족과 화합하고 남의 장점을 흡수하는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2030세대 '노동·내수' 중추, 글로벌 제조 거점으로

베트남의 풍부한 노동력은 그들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베트남은 인구가 약 1억명으로 전쟁 후 베이비붐 세대인 20~30대에 인구가 집중돼 있다. 50대 초중반에 걸쳐 있는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와 대조를 이룬다. 젊은 노동력과 왕성한 소비욕구가 세계에서 보기 드문 풍부한 노동시장과 내수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다국적 제조업체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미 베트남을 중심으로 여러 다자간·양자간 무역협정이 체결돼 있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도 베트남으로 몰려오고 있는 실정이다.

장 팀장은 "베트남은 아세안(ASEAN) 국가 중 유일하게 노동 집약적인 곳"이라며 "30대 이하에 60% 이상이 집중돼 있는 인구분포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의 3대 수출국으로서 날로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 2017년 한국 수출시장의 8.3%를 차지했다. 중국과 미국 다음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수출시장이다.

베트남은 주로 한국에서 자본재와 중간재 등을 수입해 다시 해외로 수출한다. 대외 수출물량이 늘어날 수록 한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커지는 구조다. 한국의 대(對) 베트남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17년 316억달러로 2011년 대비 150% 증가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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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찌민시 비텍스코타워에서 바라본 전경>

장 팀장은 "과거 우리나라가 일본과 교역에서 주로 원자재 등을 공급하고 무역적자를 벗어날 수 없었던 현상이 베트남 입장에서 똑같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과거 중국과 대립을 비롯한 베트남전쟁 등에서 기인한 역사적 배경이 현지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베트남은 통일전쟁의 거점인 북부 하노이를 중심으로 공동체 의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남부에 위치한 경제도시 호찌민은 덥고 먹을게 풍부하다.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쉽게 지갑을 연다. 남진 정책 영향으로 외래문화를 쉽게 받아들이고 주변과 어울린다. 민족의 자존감과 소비성향으로 대변되는 하노이와 호찌민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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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찌민시 아침 출근길을 여는 오토바이 행렬>

◇'국영기업 민영화·금융구조 불안' 해소 과제

고도 성장 이면에는 일부 그늘이 자리잡았다. 국영기업이 경제 전반의 주도권을 쥐면서 민간기업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은 전체 산업의 약 60%를 국영기업이 점유하고 있다. 전체 10대 기업 중 9곳이 국영기업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2016년 기준 베트남 GDP의 28%를 차지한다. 국영기업에 지나친 편중은 경제 취약성으로 이어졌다

2010년 베트남 국영 조선공사인 비나신이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국가 신용도가 하락하는 등 경제 위기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 국영기업 민영화 마스터 플랜을 세웠으나 대상이 배드컴퍼니로 제한되면서 성과가 미진한 상황이다.

취약한 금융 구조도 경제 발목을 잡고 있다. 국영은행을 제외한 현지 민간은행의 금융사고가 빈번하다. 금융구조가 초기 수준에 머물면서 경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외 자금조달 여건도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베트남은 작년 7월부터 월드뱅크의 차관 지원 대상 국가에서 제외됐다. 자금 수요가 넘치지만 해외에서 이를 유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간과 투자개발형(PPP)사업을 통한 인프라 구축을 모색하고 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장 팀장은 "베트남 경제 체력이 당장 해외에서 자력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벅찬 상황"이라며 "다만 현지 진출한 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투자확대 의향을 밝히는 등 성장 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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