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토종' 케첩·카레로 일으킨 '나눔 공화국' 오뚜기 [식음료 명가 재발견①]함태호 명예회장, 식품보국 책임감…갓뚜기·미담자판기 별명 얻어

전효점 기자공개 2018-07-11 08:07:00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6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은 40세가 되던 1969년 풍림상사를 열고 고추장과 막장이 오르던 국민들의 밥상에 카레와 케첩, 마요네즈를 처음 소개했다. 50여년이 흐른 오늘날 오뚜기는 우리나라 소스 시장의 70%를 석권한 1위 사업자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뚜기가 반세기만에 우리나라 먹거리 기반을 책임지는 기업으로 부상한 배경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외국 브랜드 제품을 먹일 수 없다'는 함 명예회장의 굳은 신념이 있었다. 이는 많은 국민들이 배를 곯던 시절 식품 기업을 연 기업인의 사명감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양식 소스을 주로 판매하는 기업 특성상 오뚜기는 국내 식품시장을 넘보던 외국자본과 자주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풍림상사는 1980년대 오뚜기식품으로 상호를 변경하던 무렵부터 국내에 진출하기 시작한 미국 CPC인터내셔널의 크노르나 하인즈와 마요네즈와 케첩 시장을 놓고 격전을 벌여야 했다. 함 명예회장은 생전 당시에 대해 "우리 시장을 지켜 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싸웠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렇듯 함 명예회장의 식품보국의 책임감은 오늘날 오뚜기가 ‘갓뚜기', ‘미담 자판기'라는 별명을 갖게 된 다양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의 배경이 됐다. 2세인 함영준 현 회장은 이러한 정신을 물려받아 계승해나가고 있다.
오뚜기
기업 차원에서 오뚜기는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뽑아 쓰지 않는다'는 경영 철학 아래 본사 내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오늘날 3000명이 넘는 오뚜기 직원 중 비정규직은 30여 명, 1% 대에 불과하다. 사회적으로는 장학사업과 심장병 환우 후원 등을 통해 나눔의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1992년부터 한국심장재단을 통해 시작한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수술 후원은 현재까지 4748여명의 환우에게 새 생명을 안겨줬다. 1996년 함 명예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오뚜기재단을 통해서는 20여년 동안 800명의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55억 원의 장학금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오너 2세인 함영준 회장이 이끄는 오뚜기는 구조적인 침체에 빠진 식품업계 가운데서도 괄목할 만한 경영 성과를 보여주면서 주목 받고 있다. 함 회장은 2010년 선친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 받을 당시 연매출 1조 원 초반 사업체를 오늘날 2조 원 대 기업으로 도약시켰다. 당시 업계 5위까지 밀렸던 기업은 종합식품기업 2위로 올라섰다. 13만 원에 불과하던 주가는 83만 원대까지 수직 상승했다. 2013년에는 라면 시장에서 2위 사업자로 올라섰으며 최근에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꾸준한 성장 가운데서도 오뚜기는 '더 많은 국민들에게 더 풍부한 먹거리를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원칙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2008년 이후 물가 인상으로 경쟁사 대부분이 주요 라면가격을 평균 5% 이상 올렸지만 오뚜기만은 소비자의 부담을 염려해 라면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뚝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