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7월 06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RNA 간섭 치료제 개발 벤처기업 올릭스가 올해 코스닥에 상장하는 첫 신약사가 된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는 '대성공'이다. 연구개발 단계의 신약사임에도 수요예측 경쟁률은 877대 1에 달했다. 바이오 거품을 빼고 현실적인 공모희망가를 제시한 점이 투심을 자극하는 데 주효했단 분석이다.

올릭스는 지난 2일부터 이틀간 IPO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공모가를 3만6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공모가 희망 밴드 상단을 넘어선 금액이다. 수요예측에 기관 투자자가 1011곳이나 몰리면서 경쟁률 876.7대 1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이익실현이 이뤄진 적 없는 신약 개발사가 원천기술 하나만으로 이뤄낸 쾌거인 셈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올릭스는 총 432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NH투자증권이 이번 딜을 주관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올릭스의 수요예측 흥행에 대해 '거품 뺀 가격'으로 투심을 자극한 전략 덕분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익미실현 기업임을 감안해 현실적인 가격을 제시,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단 것이다.

실제 올릭스 주식은 현재 장외 시장에서 주당 6만7000원~7만원 수준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 앞서 올릭스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 밴드는 2만6000원~3만원선이었다. 상단 기준 장외가에 절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공모에 나선 셈이다. 주당 평가가액(5만4203원)을 보수적으로 산정했을 뿐 아니라 평가가액에 44.65~52.03% 할인률마저 적용, 몸값을 크게 낮췄다. 주가 버블 논란과 연구개발(R&D)비용 회계처리 등 악재로 움츠러든 바이오 투심을 가격 경쟁력을 통해 자극한 것이다.

이에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총 1011곳 중 991곳이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금액을 제시했다. 신청 수량(8억4164만9000주)의 98%가 공모 희망가를 넘어서는 가격에 몰렸다. 올릭스가 제시한 희망 밴드 안에서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수는 단 20곳뿐. 공모 희망가 아래 가격을 제시한 기관투자자는 전무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장 환경이 좋지 않아 분위기가 나쁠 줄 알았는데 예상을 초과하는 수요가 몰렸다"며 "최근 수요예측을 실시한 아이큐어는 장외가와 대등한 공모 희망가를 제시했는데, 그런 측면에서 아이큐어 수요예측 때보다 더 많은 기관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릭스가 개발, 연구 중인 RNA 간섭 치료 기술 자체가 시장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올릭스는 이 분야 원천기술(자가전달 비대칭 siRNA(cp-asiRNA) 구조기술)을 확보한 업체다. 올해 5월에는 개발 중인 신약 중 비대흉터 치료제(OLX101)에 대한 국내 임상 1상을 종료해 기술 검증 역시 받았다. 올릭스는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추가 임상 실험 비용과 연구비용에 사용할 예정이다.

올릭스 관계자는 "올릭스가 개발 중인 신약은 그동안 치료제들이 타깃으로 하지 못한 질병에 대해서도 치료하는 3세대 RNA 치료제"라며 "올릭스가 이 분야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등 주요 업체로 평가받고 있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을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