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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3세 경영권 승계 방식 '주목' [식음료 명가 재발견③]함윤식씨, 14년만에 오뚜기 지분 매입…유학 마치고 조만간 경영수업 받을듯

전효점 기자공개 2018-07-12 07:54:41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9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준 회장의 아들이자 함태호 명예회장의 종손인 함윤식 씨가 14년 만에 처음으로 오뚜기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3세 승계 밑작업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오뚜기의 3세 승계 절차가 함태로 명예회장에서 함영준 회장으로의 2세 승계와 비슷한 공식을 밟을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함영준 회장, 만 25세 입사…알짜 계열사 지분으로 지배력 확대

1959년생인 함영준 회장은 한양대 경영학과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만 25세이던 1984년 오뚜기에 입사했다. 입사 15년 만인 1999년에는 오뚜기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으며, 2010년에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함 회장은 초기 지배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오뚜기라면, 오뚜기제유, 오뚜기물류서비스, 풍림푸드, 애드리치 등 내부 거래로 급성장한 알짜 계열사에서의 다수 지분을 기반으로 재원을 확충했다.

꾸준히 지분을 매입해 사장으로 승진한 1999년 당시 함태호 명예회장의 지분율(17%)에 버금가는 15%대의 안정적인 오뚜기 지분을 확보했다. 사장에 오른 후에도 장내에서 20여차례에 걸쳐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16.8%까지 끌어올렸다. 경영권 승계는 2016년 함 명예회장이 작고함에 따라 13%대의 지분이 함 회장에게 전량 상속되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현재 함영준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오뚜기 지분 48.1%를 비롯해 전체 계열사 지분을 골고루 보유하고 있다. 함 회장은 오뚜기물류서비스를 비롯해 오뚜기라면, 오뚜기제유 등에 오뚜기와 함께 1,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이들 주요 회사 지분을 통해 오뚜기 지분이 50%를 넘지 않는 관계사에 대한 지배력을 장악하고 있다.

◇함윤식, 14년 만에 오뚜기 지분 매입, 2세 →3세 승계 공식 '데자뷰'

유통업계는 함영준 회장의 장남이자 올해 만 27세가 된 함윤식 씨가 오뚜기 장자 승계 전통에 따라 조만간 유학 생활을 마무리하고 귀국해 경영수업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함윤식 씨는 2004년 이후 14년 만에 오뚜기 지분을 매입하면서 작은할아버지이자 4대 주주인 함창호 씨와의 지분율 격차를 바짝 좁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함윤식씨와 동생인 함연지 씨는 올해 2월 초부터 3월 초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오뚜기 주식을 각각 5767주(0.17%)와 3079주(0.09%)를 매입, 지분율을 각각 2.21%(7만5897주)와 1.25%(4만3079주)로 높였다. 매입 당시 오뚜기 주가는 연중 최저치인 70만 원을 밑돌았다. 윤식 씨와 연지 씨는 이번 매입을 위해 약 40억 원, 20억 원을 각각 투입했다.


함윤식 씨의 오뚜기 지분율은 아직 낮지만, 보유 중인 오뚜기 자회사 오뚜기에스에프지주 지분(38.53%)을 활용하면 단기간에 고모와 작은할아버지를 제치고 2대 주주로 부상할 수 있다.

오뚜기에스에프지주 100% 자회사 오뚜기에스에프는 수산물 가공식품을 오뚜기에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함윤식 씨가 대주주가 된 후 내부거래를 통해 급격히 성장했다는 특징이 있다. 높아진 지분 가치는 향후 함윤식 씨의 오뚜기 지분 매입을 위한 재원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함윤식씨와 함연지씨가 각각 16.7%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오뚜기 광고 계열사 애드리치의 경우 이미 올초 두 자녀의 오뚜기 지분 매입 재원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는 지난해 3분기 함 회장과 두 자녀의 애드리치 보유 지분을 전량 매입하면서 종속법인으로 편입했다.

업계에서는 함윤식 씨로의 3세 승계가 2세 승계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전망도 나온다. 오뚜기그룹 규모가 과거와는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데다 상호출자와 내부거래 등 폐쇄적인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 2세 승계 당시에는 함영준 회장이 활용할 수 있는 계열사 지분들이 많아 그룹 지배력 강화 과정부터 상속에 드는 재원까지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오뚜기가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계열사 지배력도 높지 않은 함윤식 씨로의 승계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주목할만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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