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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건물 신촌민자역사, 회생이 먼저다

진현우 기자공개 2018-08-01 08:51:05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7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젊음의 거리 ‘신촌'은 언제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한국감정원이 매 분기 내놓는 주요 상권 조사에서 신촌은 공실률이 낮은 곳에 속한다. 다른 지역의 부러움을 살 법도 하지만 신촌도 말못할 아픈 손가락이 존재한다. 바로 12년째 유령건물 꼬리표를 떼지 못한 신촌민자역사다.

신촌역사㈜에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한 건 지난 5월. 임대사업자인 티알글로벌이 채권 회수를 목적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이다. 당시 법원은 티알글로벌이 주장한 상거래채권을 신촌역사㈜ 채무로 인정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각하결정을 내리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한 달 뒤, 채권자인 티알글로벌과 신촌역사㈜ 주주들은 나란히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주도권을 잡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은 그동안 꽁꽁 감춰져 있던 신촌민자역사의 치부를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티알글로벌과 신촌역사㈜는 쓸데없는 진실공방만 되풀이하며 끝없는 반목만 일삼고 있었다.

티알글로벌과 신촌역사㈜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건 작년 7월 25일이다. 임대보증금 100억원과 선납임대료(1년) 40억원이 계약 내용이다. 양측이 동일하게 주장하고 있는 유일한 부분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티알글로벌은 선납한 임대보증금 40억원을 돌려달라는 반면 정작 신촌역사㈜는 임대보증금의 3%밖에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신촌역사㈜ 사업 정상화를 위해 설립된 비상대책위원회를 바라보는 시각도 상반된다. 티알글로벌은 1주일에 한번 열리는 비상대책위원회가 방만하게 운영돼 왔다고 주장한다. 반면 신촌역사㈜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됐고, 오히려 티알글로벌이 전병탁 전 대표이사와 손잡고 주주들 몰래 독단적인 행동을 해왔다고 반론한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알 수 없다.

소득없는 진실공방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한 달이 넘도록 개시결정이 나지 않고 있다. 양측의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서울회생법원만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법원마저 판단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신촌역사㈜는 인가전 M&A나 면세점 사업 유치 등 다각도의 회생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한목소리를 내도 시원찮을 판에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로울 수 없다. 신촌민자역사가 붐비는 사람들로 활기를 되찾을지, 아니면 지금처럼 유령건물로 남아있을지 기로에 서 있다. 주주들과 채권자들이 힘을 합쳐야 신촌민자역사는 회생이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 점을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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