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강제상환 옵션까지 달고 사모채 고집 신용등급 하락 시 EOD 조항…극심한 공모기피, 평판하락 자처
김시목 기자공개 2018-08-08 15:29:27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7일 1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도 하방 압력을 겪고 있는 롯데쇼핑이 결국 강제상환 사모채를 찍었다. 신용등급 하락 시 기한이익상실(EOD) 조항이 붙는 등 사실상 발행사에 상당히 불리한 조건의 자금조달로 분석된다. 업계 최고 등급(AA+)을 보유하고도 불리한 옵션을 달면서까지극심한 공모 조달 기피증을 보였다. 초우량 기업으로서 민망한 재무정책을 고집했다는 비판이 나온다.롯데쇼핑은 7일 7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15년 초장기물로 구성됐다. 강제상환옵션이 붙었다. 신용등급 변화에 따라 옵션이 행사되는 구조로 조달을 성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달 금리는 3.55%로 KTB투자증권이 발행 제반업무를 지원했다.
롯데쇼핑의 회사채 발행은 앞선 5월 이후 석 달 만이다. 공모채 시장에서 5700억원 가량의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갔다. 당시 1500억원 모집에 나서 1조원이 넘는 수요를 끌어 모으며 증액발행에 성공했다. 당시 트랜치는 3년물, 5년물, 10년물 3개로 배정했다.
롯데쇼핑은 연초 공모채에 이어 사모채 시장으로 바로 눈을 돌렸다. 보험권의 초장기물 투자에 더해 강제상환 사모채 수요가 늘면서 조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모채의 경우 기존 신용등급('AA+')이 세 노치 아래인 'A+'로 하락 시 EOD 조항이 달렸다.
롯데쇼핑 입장에선 차입구조 장기화를 위해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다. 단기성 차입금 비중을 축소하고 장기물 비중을 늘리면서 일정 수준의 재무·신용도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롯데쇼핑과 비슷한 처지인 호텔롯데 역시 잇따라 강제상환 사모채를 찍었다.
시장 관계자는 "사모채라 계약서를 열어보기 전까지 세세한 내역을 알 수 없다"며 "하지만 호텔롯데와 비슷한 조항의 강제상환 사모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강제상환'까지 두면서 손쉬운 사모를 택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비판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롯데쇼핑이 강제상환까지 감내하며 사모채를 발행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굴욕을 자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은 최우량 AAA급 바로 밑인 'AA+'. 하지만 강제상환 옵션은 신용 위험이 큰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안전장치다.
올해 롯데 계열사는 극심한 공모 기피증에서 한 발 더 나가 강제상환 사모채를 대거 활용했다. 호텔롯데는 지난 2월(400억원)을 시작으로 5월(200억원), 6월(500억원) 한 차례씩 나서더니 7월 들어선 무려 다섯 차례에 걸쳐 무더기로 강제상환 사모채를 찍었다
최근 롯데쇼핑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신용등급은 'AA+'지만 '부정적' 아웃룩이 달리면서 신용도 하방압력이 높아졌다. 신평사 3곳 모두 '부정적'을 달았다. 실적 침체에서 비롯된 재무안정성 저하, 신용도 하락 등의 여파로 조달 여건이 비우호적으로 급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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