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한농, '골목상권 침해 논란' 팜화옹 유증 왜? 출자전환 포함 369억 출자, '자본잠식 해소→청산' 수순
박창현 기자공개 2018-08-13 08:13:14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0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 농약·비료제조 계열사인 팜한농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농업법인 '팜화옹'에 대규모 출자를 단행했다. 이번 자금 수혈은 사업 확장 목적이 아닌 청산 절차 진행을 위한 전초 작업으로 분석된다. 팜화옹은 유리 온실을 활용한 작물 재배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농민단체들의 반발로 사업을 접었다. 신사업 진출을 위해 수 백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던 팜한농은 결국 빚잔치를 끝으로 자회사 청산절차에 돌입한 모습이다.팜화옹은 최근 모회사 팜한농을 상대로 제3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출자금액은 369억원에 달하며, 증자 후 팜한농의 팜화옹 지분율은 68.42%까지 올라가게 된다. 해당 유증은 출자 전환과 현금 출자와 병행된 구조로 진행됐다. 367억 8700만원이 출자전환 금액이고 나머지 1억 3000만원만 현금 출자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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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화옹에 대한 대규모 출자는 사업 확장이 아닌 회사 청산을 위한 수순이다. 팜한농은 동부그룹 소속이었던 2009년 유리온실을 활용한 농작물 재배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자회사 팜화옹을 설립했다. 설립 이듬해 정부의 첨단유리온실 시범사업의 최종사업자로 선정돼 화성시 화옹지구에 아시아 최대 규모(10.5ha)의 첨단 유리온실과 농산물 산지유통센터, 육묘장 등을 갖춘 농식품수출전문단지를 지었다. 사업비로만 정부 지원금 87억원을 포함해 467억원이 투입됐다.
준공 후 고품질 토마토 재배에 성공하면서 일본 수출 성과도 냈다. 하지만 생계 위협을 느낀 농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팜한농의 유리온실 사업은 대기업의 골목 상권 침해 논란으로 비화됐다. 아울러 팜한농이 만든 비료와 농약에 대한 불매운동도 확산됐다.
결국 팜한농은 2013년 3월 공식적으로 유리온실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수 백억원을 투자했지만 상업 생산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팜화옹에는 빚만 쌓였다. 최대주주였던 팜한농은 팜화옹이 발행한 사채에 투자하는 형태로 빚을 떠안았다. 이후 팜화옹 경영권 매각에 나섰지만 정부, 농민단체 등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이마저도 실패했다. 궁여지책으로 자산을 팔아 투자금 회수에 나섰지만 최초 투자금에 비해 턱없이 모자랐다.
팜한농은 더 이상 팜화옹을 유지하는 것이 의미없다고 판단, 본격적인 청산 절차에 돌입한 형국이다. 이에 청산을 위한 첫번째 수순으로 사채 투자금 대부분을 출자전환해 자본잠식 해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말 기준으로 팜화옹은 자산 총액(7억 5100만원)보다 부채(353억원)가 더 많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었다.
또 추가적으로 유입된 현금으로 대주주 외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자사주로 매입, 자금 회수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현재 팜화옹의 최대주주는 팜한농으로 총 68.36%의 지분을 갖고 있다. 나머지는 설립 초기 투자했던 개인 및 기관 투자가들이다. 팜화옹은 이미 지난달부터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소액 주주 보유분 31.64% 가운데 12.86%를 자사주로 매입한 상태며, 추후 유증 자금을 밑천 삼아 나머지 지분도 사들일 방침이다.
팜한농이 팜화옹 지분을 모두 매입할 경우, 보다 수월하게 청산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팜한농 스스로 빚잔치를 감행하면서 '결자해지'에 나서는 모양새다. 팜한농 관계자는 "팜화옹 청산을 위해 출자전환이 포함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며 "추가적으로 소액주주 주식도 사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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