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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현금흐름 이례적 둔화 이유는 [Company Watch]원재료 값 상승으로 재고자산 평가액↑…기타채무 상환으로 현금 유출

박기수 기자공개 2018-08-23 13:19: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1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의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눈에 띄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내는 등 호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재고자산 평가액 증가와 일부 부채 상환이 악영향을 미쳤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약 1183억원이다. 통상 반년 만에 장부상 1조원이 넘는 현금을 만들어내던 LG화학이 올해 상반기에는 10분의 1 수준의 현금만을 창출해냈다.

실적이 부진했던 것도 아니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매출 13조 6054억원, 영업이익 1조 3541억원을 벌어들였다. 순이익은 1조 461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매출 12조 8687억원, 영업이익 1조 5238억원)보다는 수익성이 낮긴 하지만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LG화학의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약 10%, 7.7%에 이른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7조 519억원)을 올리기도 했다.

LG화학 CFO 실적

대규모 이익 실현에도 장부상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크게 둔화한 까닭은 원재료값 상승에 따른 재고자산과 미지급금 등 기타지급채무의 상환량이 올해 상반기에 높게 책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LG화학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장부에서 다섯 가지 요소로 분류된다.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 △이자의 수취 △이자의 지급 △배당금의 수취 △법인세의 납부다. 다섯 가지 계정 값이 모두 더해진 게 영업활동 현금흐름이다.

LG화학 현금흐름

재고자산 변동과 기타지급채무의 변동량은 첫 번째 요소인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 계정에 반영된다. 법인세비용차감전 순이익에 감가상각비, 재고자산 변동 등을 합산해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이 산출된다. 원재룟값이 상승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재고자산에 대한 평가 가격이 높아지면 장부상 현금흐름에는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또 기타지급채무의 상환량이 늘어나는 것은 곧 현금의 유출을 의미하므로 현금흐름이 둔화하게 된다.

LG화학의 이번 상반기 재고자산의 장부가는 총 5588억원으로 집계됐다. 원재룟값 상승 탓에 지난해 상반기 119억원보다 약 47배 높게 책정됐다. 올해 상반기 법인세비용차감전 순이익 1조 2974억원에서 5588억원이 차감되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기타지급채무 변동량은 그다음으로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상반기 411억원이었던 기타지급채무 상환량은 올해 상반기에는 3733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주요 원재료 중 하나인 나프타의 가격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2016년 톤당 연평균 400달러를 기록했던 나프타는 지난해 평균 495달러를 기록하다가 올해 상반기 평균 톤당 611달러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약 650달러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원유 가격도 두바이유 기준 지난해 평균 배럴 당 53.18달러였지만 올해는 배럴 당 평균 69달러까지 올랐다.

여기에 더불어 기타지급채무를 지난해 말 대비 줄이며 빚을 일부 상환했다. LG화학의 총 기타지급채무는 올해 상반기 1조 4484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인 1조 8472억원보다 약 22% 줄어들었다. LG화학 관계자는 "하반기에 유연한 투자 활동을 위한 유동성 확보 등의 차원에서 늘어나 있던 미지급금 등 기타지급채무를 일정 부분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장부상 차감량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많아지면서 LG화학의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량은 전년 상반기보다 줄어들게 됐다. 지난해 상반기 LG화학의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은 1조 4429억원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5921억원으로 59%가 감소했다.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 외 이자 수취와 지급, 배당금 수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법인세는 올해 상반기 4519억원을 납부하며 지난해 2365억원보다 약 2154억원 더 많이 냈다.

LG화학 관계자는 "배당이나 법인세 납부 등 통상 하반기보다 상반기의 현금흐름이 악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원재룟값 상승 등으로 그 정도가 더욱 심화한 것"이라면서 "하반기에 운전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지나 기초소재 부문에서 현금 창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며 현금흐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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