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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20년만에 전성기 맞은 라면시장 개척자 [식음료 명가 재발견]①우지파동·외환위기로 '인고'…불닭볶음면 실적견인· 영업이익률 9%

전효점 기자공개 2018-09-11 08:28:46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5일 11: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0년이 훌쩍 넘는 국민식품 '라면'의 역사는 곧 삼양식품의 역사다. 한때 재계순위 20위까지 올랐지만 1990년대 우지파동과 외환위기 등으로 오랜 침체기를 보낸 삼양식품이 최근 불닭볶음면의 호조로 제2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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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중윤 고 삼양식품 창업주는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총소득(GNI) 100달러를 겨우 달성하던 1963년 일본 묘조식품으로부터 라면 제조기술을 전수받아 개당 10원짜리 '삼양라면'을 국내 최초로 소개했다. 당시 미국의 식량원조로 대거 공급되기 시작한 밀가루를 활용해 국민들이 저렴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고민한 끝에 도달한 결론이었다. 1965년 시작된 정부의 혼분식 장려 정책은 삼양라면의 인기에 날개를 달았다.

◇수출 800만 달러·재계 20위권 국민 기업의 추락

1960년대 국내 라면시장을 평정한 삼양식품은 1972년 이미 매출 141억원을 기록하면서 국내에서는 재계 순위 23위을 기록했다.

1970년대 삼양식품은 사업 다각화와 수출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전 명예회장은 국민들이 라면으로 식량난에서 서서히 벗어나자 이번에는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 대관령에 대단위 목장을 개척했다. 젖소, 양 등을 방목하면서 '대관령 우유' 등 유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으로 확장하는 한편,라면스프를 위한 육우 사업도 병행함으로써 삼양식품의 라면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모색했다.

1980년대는 라면과자 '뽀빠이'와 '짱구' 등을 출시하는 등 과자 사업에도 진출, 우유·아이스크림, 치즈 등 유가공 부문,간장·된장 등 장류, 축산업, 유통업, 농수산물 가공업 등과 함께 식품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했다.

1980년대 중반까지 삼양식품은 국내 1위 라면기업을 넘어 '외화벌이' 일등공신이기도 했다. 1969년 국내 최초로 베트남에 150만달러 규모의 라면을 수출한 데 이어 1970년대에 걸쳐 총 수출액 800만달러 이상을 달성했다. 미국법인 삼양USA를 설립한 1980년 이후에는 미주지역과 일본 지역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 전 명예회장은 금탑, 은탑, 동탑 산업훈장을 전부 수상하는 최초의 국내 경영인이 됐다.

하지만 1989년 말, 공업용 우지(소 기름)로 면을 튀겼다는 혐의를 받으면서 삼양식품의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공장은 가동을 중단했고 1000여명의 임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8년에 가까운 법정 분쟁 이후 1997년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시장점유율은 10%로 떨어진 뒤였다. 곧이어 발생한 외환위기로 이듬해에는 화의절차(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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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쫀부터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 전인장 현 회장

◇도덕적 해이·경영 능력 도마 오른 전인장 회장…2016년 '불닭'으로 재기 모색

삼양식품은 2010년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남인 전인장 회장으로 경영권이 승계된 후에도 바람 잘 날 없었다. 전 회장은 취임 첫 해 호면당과 이듬해 제주우유, 크라제버거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신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줬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삼양식품의 실적은 화의 절차를 마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2000억원대 후반~3000억원대 초반을 맴돌았다. 영업이익률은 외환위기를 맞은 1998년 이후로 최저 수준인 2~5% 사이에 머물렀다.

잇딴 도덕적 해이와 구설수도 '정직'과 '신용'이라는 기업 철학을 무색케 했다. 2012년 라면값 담합으로 적발된 데 이어 2014년과 2015년에는 연이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오너 일가 소유 계열사 2곳을 수년간 부당 지원해온 점을 지적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집중 조명을 받은 데 이어 지주사 신고를 3년간 누락한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올해에도 약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2016년부터 히트작으로 떠오른 불닭볶음면은 나홀로 실적을 견인하며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불닭볶음면이 2016년부터 SNS로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 2년간 전체 매출의 무려 40%에 이르는 해외 매출을 일으켰다. 수출에 앞장섰던 1970~80년대의 전성기를 재현하고 잇다.

그 결과 2015년 당기순손실 적자를 기록했던 삼양식품은 2016년과 지난해 각각 연매출 3500억원, 4500억원을 기록하면서 20여년 만에 최고치를 갱신했다. 영업이익률은 전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5%대를 넘어선 6%, 9%를 2016년과 지난해 각각 기록했다. 불닭볶음면의 히트에 따라 2015년 3000억원에 못 미치던 삼양식품의 자산총계는 올해 상반기 기준 4142억원으로 2년 만에 1000억원 이상 뛰었다. 100억원대 초반에 머무르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6년 이후로 371억, 436억원을 기록했다.

전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신사업'을 강조하고 외식업에 뛰어들면서 본업인 라면사업은 한때 시장 점유율 4위로까지 밀려났지만, 결국 라면사업에서 새로운 동력이 탄생한 것이다. 시장은 올해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 호조를 지속해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률 1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최근부터는 불닭브랜드 위주의 수출 라인업을 다양화하기 위해 '삼양'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삼양식품은 불닭의 입지를 강화하면서도 삼양이라는 브랜드를 적극 육성해 장기적인 수출 확대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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