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삼성전기, 中 MLCC 대규모 투자…자금여력 있나 텐진 MLCC 공장 5000억 소요, "올 하반기 EBITDA 9654억 예상"

이경주 기자공개 2018-09-18 07:55:11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7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가 5000억원 규모의 사상 최대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투자에 나선 것은 올 들어 현금 사정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현재 현금 상황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 할 만큼 충분치 않다. 다만 MLCC 슈퍼싸이클 영향으로 올 하반기에 9000억원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새롭게 창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MLCC 투자를 단행하고도 수천억 원의 현금이 남는다.

1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중국 텐진(天津) 지역에 전장(자동차)용 MLCC 신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주(17~21일) 중 이사회를 통해 구체적인 투자 내용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진다. 공장과 기반시설(전기·수도시설) 등을 짓는 1차 투자금액은 약 5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역대 MLCC 투자 중 최대 규모다.

향후 장비 반입 등 2차 투자가 진행되면 전체 투자금액은 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전기가 2020년 상반기까지는 2차 투자를 완료하고 제품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전기는 현재는 현금 유동성이 투자금을 감당할 만큼 충분한 상황은 아니다. 올 2분기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5332억원이다. 다만 이는 여유 자금으로 볼 수 없다. 단기에 갚아야 할 빚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기 재무지표

삼성전기는 같은 기간 유동비율이 97.5%로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로는 볼 수 없다. 유동비율은 1년 내에 갚아야할 부채(유동부채)를 1년 내에 현금화시킬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삼성전기 유동부채는 같은 기간 2조8066억원으로, 유동자산 2조7369억원을 약 700억원 가량 상회하고 있다. 현금성자산(5332억원)을 다른 곳에 활용하면 채무를 갚는데 써야 할 돈이 부족해진다.

그럼에도 삼성전기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올 하반기 EBITDA가 투자금을 상쇄할 만큼 크게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삼성전기 연간 EBITDA가 1조665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기 상반기 EBITDA가 6996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 기대 EBITDA는 9654억원이다. 올 하반기 EBITDA 전망치는 전년(2017년) 연간 EBITDA인 9370억원을 뛰어 넘는 규모로, 올 들어 큰 폭의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기 실적

결과적으로 삼성전기가 하반기 EBITDA(9654억원) 전망치 달성에 성공하면, 중국 MLCC 투자금(5000억원)을 상쇄하고도 4000억원 이상을 남길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이 기간 차입금상환이나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경우 연말 보유현금은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기가 재무상태와 업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시기에 투자결정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올해 대규모 현금창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고민하지 않고 적기 투자를 단행한 것은 현명한 판단"이라며 "전장용 MLCC는 중장기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MLCC 시장은 크게 스마트폰 등에 필요한 IT용과 자동차에 필요한 전장용으로 분류된다. 두 영역 모두 최근 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MLCC 가격이 치솟고 있는 추세다.

IT용은 스마트폰 고사양화 공급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3~4년전 스마트폰에는 MLCC가 대당 약 600개가 탑재됐지만 최근엔 1000여개로 크게 늘었다. 전장용도 전기차 시대가 가까워지며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진입장벽이 높아 현재 공급이 수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현재 IT용 MLCC가 주력 매출이며, 이번 신공장 설립으로 전장용으로 영역 확대에 나섰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