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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롯데케미칼, 돌발 변수는 '법률 리스크' [성장정체 롯데그룹 진단]①총수 부재 속 '사령관' 허수영 부회장 뇌물교부·수수 2심 '변수'

박기수 기자공개 2018-10-01 07:58:00

[편집자주]

롯데그룹은 지난 3년간 경영권 분쟁과 사드 보복조치 등 안팎으로 소란스러운 시기를 보냈다. 이로 인해 그룹의 기반이자 주력사업인 유통·식품·호텔 부문의 성장은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했다. 더벨은 정체기에 있는 롯데그룹의 현주소와 주력 계열사들이 그리는 청사진, 내우외환 극복전략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7일 12: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에서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화학 BU(Business Unit)사들은 '성장 정체'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수익성 측면에서 '믿을 구석'에 가깝다. 매년 사업 규모를 불려가면서 수익성도 키워가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케미칼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자산총계는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20조7987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19조5510억원보다 약 6.4% 늘어났다. 2015년 말 자산총계 11조4678억원, 2016년 말 15조8668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했을 때 성장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

이는 성장 정체에 직면한 롯데그룹의 다른 계열사들과 상반된다. 실제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 3조4869억원으로 2016년 말 4조6505억원에 비해 약 25% 쪼그라들었다. 롯데쇼핑 역시 2016년 말 약 41조9159억원에 달하던 자산총계가 지난해 말 27조9485억원으로 약 33% 줄어들었다.

그룹 전체로 살펴보면 지난해 전체 계열사들의 자산총액은 2016년 대비 7% 증가했지만 화학 BU사들과 금융(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등)사들의 실적을 빼면 지난해 롯데그룹의 자산총액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전환한다. 그만큼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화학 계열사들은 현재 롯데그룹 내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화학사들의 존재감은 자산총계와 같은 기업 규모뿐만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매출 8조4534억원, 영업이익 1조3633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 16.1%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 연결 실적 추이

지난 3년간의 실적을 살펴봐도 매년 두 자릿수대 영업이익률(2015년 13.8%, 2016년 19.2%, 2017년 18.5%)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는 비금융회사를 제외한 전체 롯데그룹 영업이익(4조6399억원) 중 절반가량(2조3666억원)을 롯데케미칼이 책임졌다(별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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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롯데케미칼도 찜찜한 구석은 있다. 바로 총수 신동빈 회장이 옥중에 있는 가운데 사실상 화학 BU를 이끌어가는 허수영 부회장(화학 BU장, 사진)도 법률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여서다.

허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 혐의 △국세청 출신 세무법인 T사 대표 김모 씨에게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2500만원을 건넨 혐의(제3자뇌물교부) △협력업체에서 사정상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200억원대 세금을 부당하게 돌려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분식회계에 대한 증명이 충분치 않다"며 법인세를 돌려받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현재 검찰이 항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제3자 뇌물 교부와 배임수재 혐의는 1심에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대기업을 운영하며 준수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저버리고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며 사회의 신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계약 유지를 대가로 협력업체 대표에게 여행경비를 받은 혐의 또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했다"고 판시했다.

'그룹 캐시카우'인 화학 부문을 사실상 선두에서 이끌어가고 있는 허 부회장이 최종 패소할 경우 롯데케미칼은 물론 그룹 차원에서도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총수의 인가가 나지 않아 대규모 투자 등 선제적 움직임도 미진하다는 평가를 받는 최근의 롯데케미칼이 사실상의 사령관마저 잃는다면 장기 플랜에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시장의 분석이 나온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공판 과정을 거치는 중"이라면서 "항소심 선고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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