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0월 29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국내 벤처캐피탈 시장의 키워드는 기업공개(IPO)다. 린드먼아시아, SV인베스트먼트, 나우IB캐피탈이 코스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들 외에 아주IB투자, KTB네트워크, 미래에셋벤처투자, 네오플럭스, LB인베스트먼트도 증시 입성을 추진하고 있다.유례 없는 상장 행렬이다. 그러나 벤처캐피탈의 IPO을 탐탁치 않게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존재한다. △유한책임출자자(LP)와 주주의 이해관계 충돌 △정보 공개의 제한 △꾸준하지 않은 실적 등을 들며 거래소가 상장을 승인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벤처캐피탈의 가장 중요한 사업 파트너는 펀드의 재원을 제공하는 LP다. 주요 수익원인 관리·성과보수도 LP에게서 나온다.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LP와 돈독한 관계를 맺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수익 배분을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가 LP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것은 아니다. '양질의 투자→트랙레코드 축적→운용자산 증가→안정적인 수익'의 선순환이 이뤄지면 주주들도 주가 상승, 배당 등을 통해 이익을 공유할 수 있다. LP와 주주 '가 '성공적인 펀드 운용'이라는 목표 아래 서로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정보 공개의 범위도 과거보다 넓어졌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 벤처캐피탈 홈페이지, 협회 정보공개사이트 등에서 펀드레이징, 투자 포트폴리오, AUM 규모, 실적, 인력 구성이 실시간으로 열람된다. 세부 계약 조건, 출자자 등 비밀유지 의무에 해당하는 내용 외에는 대부분의 경영 현황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실적의 불안정성이다. 일정하지 않은 투자·회수 스케줄 때문에 많은 벤처캐피탈이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다만 들쭉날쭉한 수익성 그래프를 우상향하는 일직선으로 만들기만 한다면 시장의 부정적인 시각은 상당 부분 불식될 수 있다.
안정적인 실적은 꾸준한 펀드레이징이 전제돼야 가능하다. AUM을 늘리며 전체 수익에서 관리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 실적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며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면 시장의 인식은 분명 변한다. 자연스레 주가도 오른다. 실적 안정화야 말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최적의 방법이다.
벤처캐피탈 역시 이를 잘 아는 듯 하다. 상장을 추진 중인 벤처캐피탈의 최고 경영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펀드 결성 계획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투자 성과를 기반으로 트랙레코드를 축적한 벤처캐피탈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고 있는 사례도 강조한다.
최근 만난 김지원 아주IB투자 대표는 "대부분의 벤처캐피탈이 실적 안정화를 위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시장과 소통하며 수시로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IPO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쪼록 상장 벤처캐피탈이 LP와 주주 모두를 만족시키며 시장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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