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현대로템, 성장정체에도 차입금 1000억 갚았다 [Company Watch]'수주부진' 13년래 최저 영업익, 재무개선에 보유현금 '반토막'

심희진 기자공개 2018-11-05 08:15:15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2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이 전방산업 침체에 따른 수주 부진으로 13년만에 최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부진한 실적에도 총차입금을 1000억원가량 줄여 전년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했다. 이익 창출이 더딘 상황에서 부채 상환에 내부 곳간을 활용한 탓에 보유현금이 절반이상 줄었다는 점은 부담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 1조14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1%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은 2005년 이래 최저치인 170억원을 내는 데 그쳤다.

현대로템의 사업부는 △철도 △방산 △플랜트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전체 매출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는 철도 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 철도 부문은 지난 3분기 누적 83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1%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6% 감소한 60억원을 기록했다.

철도 부문이 고전하기 시작한 건 2012년 해외 프로젝트들이 난관에 부딪히면서다. 특히 브라질 전동차 프로젝트가 현지 파트너사의 법정관리, 헤알화 가치 하락 등으로 발목을 잡혔다. 2010년대 초반 800억원대였던 영업이익은 2012~2013년 200억원으로 감소한 후 이듬해 적자전환했다. 2014~2015년 누적 영업손실만 2300억원이 넘는다.

이후 수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2014년까지만 해도 1조5360억원이었던 철도 부문의 신규수주는 이듬해 5770억원으로 62% 감소했다. 여기에 2016년 확보한 호주 시드니·필리핀 마닐라 전동차 프로젝트마저 설계, 품질검증 강화 등으로 생산 일정이 늦춰졌다.

올들어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월 말 1리라당 243원이었던 환율은 9월말 183억원으로 25% 하락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따낸 터키 이스탄불 전동차 사업의 영업이익이 150억원가량 감소했다. 매출채권 등 리라화 자산에 대한 평가손실도 260억원가량 발생했다.

clip20181102144849

플랜트 부문도 여전히 부진했다. 플랜트 부문은 지난 3분기 누적 4160억원의 매출과 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7%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4년째 이어졌다.

전방산업인 자동차업계가 침체된 탓에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4년 1조4000억원대였던 플랜트 부문의 신규수주는 현대자동차 수요 부진, 파업 등으로 2015~2017년 연 400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올들어 현대제철로부터 1조6000원 규모의 소결공장 청정설비 설치 프로젝트를 확보했지만 실적 감소를 상쇄하진 못했다.

clip20181102150344

성장 정체에도 현대로템의 재무건전성은 소폭 개선됐다. 지난 9월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1조3000억원이다. 2017년 말 1조4070억원에서 1000억원가량 줄어든 수치다. 장기차입금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현대로템은 올 들어 회사채 1550억원을 비롯해 장기차입금을 2550억원가량 상환했다. 다만 이 중 일부가 유동성장기부채로 전환되면서 단기차입금은 약 1500억원 증가했다.

철도·플랜트 부문의 실적 악화로 2015년말 2조원이 넘었던 총차입금은 2016년을 기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매입채무를 비롯한 기타 부채항목도 2017년말 1조2600억원에서 지난 9월말 1조2460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부채비율은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 9월말 현대로템의 부채비율은 189%다. 전년말 188%과 비슷한 수준이다. 장기간 이어진 순손실로 자본이 축적되지 않은 데다 차입 상환 등에 내부 곳간이 활용되면서 현금성자산이 크게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2016년말 5800억원이었던 현금성자산은 2017년말 4360억원, 지난 9월말 1980억원으로 감소했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도 9개월새 5130억원에서 4460억원으로 700억원가량 줄었다.

현대로템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수주 활동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2015년 5조원대로 감소했던 수주잔고는 2016년 6조6000억원, 2017년 7조3000억원, 지난 9월말 7조7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들어 철도 부문에서 대만 무인경전철 사업(5000억원), 국내 동북선 도시철도 사업(4000억원) 등을 따낸 것이 주효했다. 현대로템은 연말까지 방글라데시, 카자흐스탄, 북아프리카 철도차량 공급계약을 마무리해 매출 성장을 이뤄낼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