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VX, 기업가치 설립 6년만에 700억 육박 ①한게임 인맥 '빛'…2015년 130억→2017년 241억→2018년 740억으로 평가 늘어
정유현 기자공개 2018-11-15 08:30:00
[편집자주]
스크린골프 산업은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겼던 골프를 대중 스포츠로 확산시킨 신산업이다. 골프존을 시작으로 10여개 회사가 진출해 시장을 형성했다. 스크린골프 시장은 최근 10년 간 2조원 규모로 커졌다.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보인 반면 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스크린 골프 사업의 현 주소와 미래 전략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3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VX(옛 마음골프)는 골프 시뮬레이터 '티업비전' '지스윙'을 보유한 스크린골프 업체다. 회사가 보유한 특허와 가상현실 등의 원천기술, 단기간에 스크린골프 2위 사업자로 급부상한 점이 부각돼 설립 6년만에 지분가치(Equity Value)가 700억원에 육박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불과 3년전엔 13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았지만 펀딩 과정에선 빠르게 가치가 커지고 있다. '카카오'란 플랫폼과 창업주의 탄탄한 인맥 덕으로 풀이된다.카카오VX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와 함께 한게임의 창업 멤버로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을 일군 문태식 대표가 게임업계 이력을 뒤로하고 설립한 회사다.
문 대표는 NHN USA 대표를 하면서 미국에서 골프를 접했고 '당신은 골프왕'이라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골프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신은 골프왕은 한게임 내 게임제작센터가 개발했으나 2007년 문태식 대표와 게임 개발 핵심 멤버들이 분사해 엔플루토라는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해 서비스를 진행했다.
당신은 골프왕은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해 저조한 이용률 때문에 4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고 엔플루토를 이끌었던 문 대표가 신성장동력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 바로 스크린골프다. 엔플루토는 게임 운영 노하우를 담아 골프 소프트웨어 티업비전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을 두드렸다.
엔플루토의 이사회 의장이었던 문 대표는 엔플루토의 골프게임 사업부를 분할했고 골프 교육기관 '마음골프학교'를 인수해 합병하면서 회사명을 마음골프로 바꿨다. 스크린 골프에 골프 레슨을 추가한 교육 사업을 하며 온·오프라인에서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게임 개발 DNA를 스크린 골프에 접목한 문 대표는 티업에 업계 최초로 네트워크 대전, 캐디시스템, 아이템 전 등 기존에 없던 재미 요소를 더했다. 상류층이 즐기는 스포츠라는 골프에 대한 인식을 걷어 내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 카카오게임즈에 인수 당시 순자산가치 241억원·영업권 230억원…1년새 EV 3배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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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지난해 주식 스와프 방식으로 카카오게임즈에 인수되며 사명을 마음골프에서 카카오VX로 변경했다. 카카오VX는 지난 10월 40억원 규모로 외부 자금 투자 유치를 통해 현재는 카카오게임즈가 지분 94.60%를 가지고 있고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총 5.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VX가 카카오게임즈에 인수 당시 순자산 가치는 241억원 수준으로 평가 받았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VX의 영업권 가격을 230억원으로 책정했고 총 인수 대가로 471억원 규모의 가치를 산정했다.
올해 10월 유증 거래에서 카카오VX의 주식은 1주당 3만7129원으로 액면가(5000원)대비 643% 할증된 금액으로 거래됐다. 매매 가격을 근거로 카카오VX의 전체 지분가치를 환산하면 740억원(영업권 230억원 포함) 수준이다. 차입금이 없고 보유현금자산이 80억원 규모인 점을 대입해도 이번 거래에서 700억원이 넘는 지분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계산된다.
1년 새 밸류에이션이 1.6배 가량 상승한 셈이다. 적자에 누적 손실이 쌓인 상태이지만 최고 경영진간 인연과 신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높은 값어치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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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G골프와 결별→한게임 인맥 '빛'→카카오게임즈 자회사 편입
카카오VX는 카카오게임즈에 인수되기 전 SG그룹 핵심 자회사인 SG&G의 손을 거치기도 했다. SG&G는 2014년 마음골프의 지분 59.41%를 약 80억원에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SG그룹이 스크린골프와는 전혀 무관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기 때문에 업계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내기도 했다. 지분 100%로 환산시 약 130억원의 지분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마음골프 인수 후 사업 방향을 정하는 과정에서 설립 초기부터 경영을 맡아온 기존 경영진과 큰 견해 차이를 보이며 SG&G는 8개월 만에 마음골프 지분을 매각했다. 업계는 기업 인수 후 빠른 조직 장악을 통해 단기적 사업 성과를 요구하는 대기업과 벤처 성격이 강한 기존 경영진 간의 경영 방식 및 문화 차이가 직접적인 결별 원인이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양사가 결별을 선택한 후 문 대표 또한 경영권 지분이 시장에 나오게 되는 만큼 뜻이 미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원매자를 찾아 나섰다. 이 때 한게임 시절의 인맥이 빛을 발했다. SG&G의 지분을 기존 투자자였던 김병관 웹젠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자회사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매입했다.
당시 김병관 의장과 케이큐브홀딩스는 각각 25% 수준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 역시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을 45%로 올렸고 나머지 지분은 마음골프 직원들이 나눠가졌다.
이후 마음골프는 지난해 3월 스크린골프업체인 지스윙을 인수하면서 점유율 20%를 만들어 업계 2위로 규모를 키우며 2012년 90%까지 시장을 독점하던 골프존의 점유율을 끌어내렸다. 같은해 9월에는 업계 최초로 AI기술을 적용해 음성 캐디와 말을 나눌 수 있는 티업비전2도 론칭했다.
게임과 스포츠를 통한 놀이문화와 건강을 결합한 새로운 가치에 주목한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VX 지분 인수를 통해 카카오게임즈 100% 자회사로 편입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VX는 모회사 카카오게임즈 뿐 아니라 카카오 공동체 계열사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티업비전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도입으로 차별화를 시도했을 뿐 아니라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계열사 서비스를 연동한 골프 부킹 시스템을 통해 스크린골프 사업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골프장 관련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 게임의 특징인 경쟁과 협력 등 요소들을 동작인식 인공지능(AI)과 뎁스 카메라 센서와 같은 첨단 기술과 접목해 홈트레이닝(홈트)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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