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스팍스운용 지분도 판다 운용업 진출 10년만에 철수…최대주주 日 스팍스, 회사 매각 가능성
이충희 기자공개 2018-12-03 15:24:30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8일 12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업 철수를 선언한 롯데그룹이 지난 10년 간 보유해온 스팍스자산운용 지분을 모두 처분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일본 스팍스그룹이 한국 자산운용업에서 손을 떼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롯데지주 관계자는 28일 "현재 그룹 계열사가 보유중인 스팍스운용 지분을 내년 10월 전까지 모두 처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년 10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보유 금융업종 주식을 2년 이내 처분해야 한다. 전날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발표한 것도 이같은 계획의 일환이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08년 업계 1위 자문사 코스모투자자문(현 스팍스자산운용) 지분 21% 인수하며 운용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앞서 2005년 일본 스팍스그룹이 코스모자문 경영권을 사들였고 롯데가 후속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두 회사가 시너지 낼 것으로 기대했다. 롯데는 당시 51%까지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는 콜옵션도 취득, 향후 회사 경영권을 넘겨받기로 계획하기도 했다.
롯데는 2008년 당시 21%에 해당하는 주식 인수 대금으로 629억원을 지불했다. 기업가치 전체로 따지면 약 3000억원 수준이었다. 업계에서는 상당히 비싼 가격으로 평가됐다. 롯데가 이처럼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가며 자문사를 인수하려 했던 건 당시 운용업 진출에 큰 욕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스팍스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과 전세계 금융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스팍스운용이 점차 기대 이하 실적을 내자 2010년 만료 예정이었던 콜옵션 행사를 대부분 포기했다. 현재 롯데그룹이 보유한 스팍스운용 지분율은 총 29.9%로 콜옵션 일부만 행사한 상태다. 롯데카드 9.9%, 롯데케미칼 7.8%, 롯데쇼핑 7.8%, 롯데역사 3.9%, 롯데지주 0.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최대주주는 여전히 70.1%를 보유한 스팍스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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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롯데가 스팍스운용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키로 하면서 일본 스팍스그룹도 한국서 철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스팍스운용이 갈수록 영업력이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한국 내 든든한 우군까지 잃게 됐기 때문이다. 스팍스운용은 현재 펀드와 일임재산을 합쳐 약 1800억원 수탁고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 말엔 일임재산 수탁고만 2조6000억원에 달했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팍스그룹이 이번 롯데의 지분 매각과 엮어 회사를 통째 매각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다만 최근 국내 공모펀드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어 스팍스운용이 M&A시장에서 얼마나 메리트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팍스자산운용은 최근 수탁고가 크게 빠지는 등 사업이 위축되는 상황"이라며 "일본 스팍스 그룹이 한국 운용업 시장에서 더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M&A시장에 매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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