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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북미시장…중남미 수익 확대로 '방어' [LG전자 해외법인 점검]②브라질·멕시코 등 매출 축소에도 지속된 순이익 흐름 눈길

김장환 기자/ 이정완 기자공개 2018-12-14 08:30:57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5일 10: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는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여파로 올 들어 북미시장에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북미 판매법인은 지난 3분기에만 1000억원 넘는 손실을 냈고, 이로 인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3235.4%에 달할 정도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약화됐다. 이 기간 자본총계가 1076억원에 불과해 자칫하면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까지 엿보인다.

이런 와중에 중남미 시장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7~8년 전과 비교해보면 중남미 시장 매출 외형은 심각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뒷걸음질 쳤다. LG전자는 중남미 시장에서 과거 한 때 7조원 넘는 매출고를 올리며 연평균 20% 이상 성장률을 점쳤다. 핵심 거점인 브라질 등의 경제 위기 고착화로 실현되지 않은 꿈이다. 올 한해 중남미 시장 매출 성장도 장담하기 어렵다.

다만 북미와 달리 중남미 법인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여럿 엿보인다. 무엇보다 꾸준히 흑자를 지켜내고 있어 모기업의 지원 부담을 그만큼 덜어줬다. 특히 브라질 생산·판매 법인은 올 들어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지속된 흑자를 바탕으로 한 부채 감축 노력 덕분에 이룬 반전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멕시코 생산법인은 순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수익성만 놓고 보면 북미보다 중남미 법인들이 '효자'가 된 모양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들어 3분기까지 중남미에서 2조9189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12%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비슷한 흐름이 4분기까지 이어지면 올 한 해 동안 중남미 시장에서 LG전자가 거둔 매출 규모도 전년에 비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중남미 시장에서 발생한 매출은 4조4222억원 가량이었다.

LG전자 중남미 시장 매출은 7년여 전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부실해진 상태다. LG전자는 지난 2011년만 해도 중남미 시장에서 약 7조4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중남미 시장 매출은 이후 2012년부터 꾸준히 감소가 이뤄져 현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해 매출은 그나마 전년(3조8949억원) 보다 개선돼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올해 들어 해당 지역 매출 흐름 약세가 다시 시작된 상태다.

중남미에서 매출 흐름 약세는 핵심 시장인 브라질의 경제 위기가 장기간 이어진 탓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자원의존형 경제 성장 구조를 이어왔던 브라질은 2010년대 중반 들어 주요 수출국의 경기 침체 탓에 부침을 겪기 시작했다. 특히 철광석 주요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2015년부터 시작된 경기 부진으로 해당 품목 수입량을 크게 줄였다. 철광석은 브라질 연 수출액의 약 15%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LG전자는 이에 따라 최근 브라질 법인을 과감히 정리하는 행보에 나섰다. 브라질 가전제품 유통 및 서비스 법인인 LGAG를 지난해 LGEBR로 통합한 게 대표적이다. LGEBR은 이에 따라 브라질 내 유일한 생산 및 판매법인으로 자리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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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BR은 비록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2011년에 비해 매출 외형이 크게 꺾였지만 안정적 수익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4439억원, 순이익은 1270억원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17.6%, 23.6% 가량 감소한 수치이나 가장 주력해왔던 북미 시장 법인이 이 기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긍정적 실적이다. 법인 슬림화 등을 서둘러 단행한 게 수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EBR은 올 들어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돼 눈길을 끌었다. 올 3분기 말 기준 부채총계는 3998억원, 자본총계는 5151억원으로 77.6%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전년 동기(134.4%)에 비해 절반 가깝게 떨어진 수준이다. 부채 감축 노력을 지속한 덕분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중남미 시장을 이끄는 또 다른 축인 멕시코 법인에서도 올 들어 양호한 실적 흐름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멕시코 레이노사 생산법인(LG Electronics Reynosa S.A. DE C.V)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1조8615억원, 순이익 20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 오르는데 불과했지만 순이익은 91% 넘게 증가했다. 부채비율 또한 지난해 3분기 말 107.2%였던 것이 85.1%로 감소하며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LG전자 멕시코 레이노사법인

레이노사 생산법인은 LG전자가 지난 2000년 미국 제니스사로부터 사들인 TV 공장이다. 중남미뿐 아니라 북미 시장에 공급하는 TV를 생산하는 첨병 역할을 하는 곳이다. LG전자는 2014년 OLED TV 생산을 본격 시작했을 당시 레이노사 공장에 가장 먼저 관련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이후 레이노사 공장은 OLED TV와 대형 LCD TV 생산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해당 법인의 수익성 확대는 중남미 시장에서 LCD TV 판매량이 확대됐을 뿐 아니라 북미 시장에서 대형 프리미엄 TV 판매가 증가한 덕분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향후 중남미 시장 수익성 확대를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 'LG시그니처'를 앞세운 공략을 계획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는 뉴욕 백화점 블루밍데일스 본점에 지난달 LG시그니처 매장을 열며 이 같은 공략을 이미 시작한 상태다. 아울러 LG전자는 브라질 시장의 경우 통화(헤알화) 가치 등락에 따른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철저한 환헤지 전략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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