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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 갈등, 이달 19일 '분수령' 되나 최종구-윤석헌, 6일 회동…"예산안 합의점 찾기 어렵다" 관측도

안경주 기자공개 2018-12-10 07:36:21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7일 1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만났다. 어떤 대화가 오고갔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예산 문제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두 조직의 갈등을 풀어보자는 취지로 보인다. 이 때문에 금감원 예산안 심사가 예정된 이달 19일 금융위 정례회의가 갈등 해소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최 위원장과 윤 원장 사이에 합의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을 피하기 위해 자존심을 굽힌 최 위원장이 예산 문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윤 원장 역시 조직 장악과 직원들의 자존감 회복을 위해서라도 기존 예산안을 관철시킨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지난 6일 오후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을 찾아 윤 원장과 회동을 가졌다. 최 위원장이 금감원을 찾은 것은 지난 5월 윤 원장 취임 후 처음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 위원장이 일정으로 여의도를 찾았다가 금감원을 방문해 윤 원장과 면담을 가졌다"며 "사전에 조율된 일정은 아니며, 한 시간 가량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금감원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 위원장과 윤 원장은 이번 회동에서 최근 불거진 금감원 예산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눈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은 지난달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진행하면서 1~3급 직원 비중을 43.3%에서 35%로 줄이겠다는 계획안을 냈지만, 금융위는 30% 이하로 줄일 것을 요구했다. 여기에 성과급 등 인건비 뿐만 아니라 각종 비용도 추가로 줄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두 기관 사이의 갈등 상황이 심화되면서 이를 봉합하기 위해 만남이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최 위원장은 줄곧 금감원과의 갈등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일축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 역시 금감원 예산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위와 금감원 내부에선 두 수장 사이에 어떤 얘기가 오고갔는지 알 수 없지만 이달 19일 예정된 금융위 정례회의가 두 기관의 갈등 해소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가 사실상 금감원 예산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예산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금융위의 입장이 바뀔 경우 갈등 완화의 관계개선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두 수장의 회동을 계기로 금융위와 금감원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 예산안 심사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두 수장이 회동을 가진 후 예산 문제를 좀 더 심도 있게 논의하자는 분위기가 조심스럽게 나온다"며 "임시회의를 통해서라도 올해 안에 예산안을 통과시키면 된다는 점에서 정례회의 이후로 (예산안 심사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예년에도 금감원 예산안 심사가 늦어져 금융위 임시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다만 최 위원장과 윤 원장 모두 예산 문제와 관련해 양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올해 초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을 1년 유예키로 하면서 금감원에 공공기관 수준의 경영관리를 요구했다. 최 위원장으로선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금감원의 예산안 삭감이 필요한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이 올해 초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으면서 (금감원 운영과 관련해) 개선안을 내놓기로 했다"며 "이를 이행하기 위한 차원에서 내년 예산 지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 위원장이 올해 초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논의 과정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찾아가 '공공기관 지정 제외'를 읍소했던 만큼 똑같은 일을 반복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을 앞두고 최 위원장이 세종시에서 두 시간 가량을 기다리며 김 부총리와 면담을 했다"며 "평소 자존심이 강한 최 위원장이 자존심을 많이 구겼다는 점에서 예산 문제를 양보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윤 원장 또한 물러서기 어렵다. 이미 금감원 노조가 "금융위를 해체하라"며 반발하고 있는데다 직원들의 자존감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내부에선 당장 예산이 줄면 조직이 위축될 수밖에 없어 불안해하고 있고, 노조에선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윤 원장 역시 예산안 양보가 쉽지 않다"며 "윤 원장이 소비자보호에만 관심을 갖고 조직 운영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는 점도 부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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