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금감원 분담금 연구용역 취소 왜? 조달사업법 절차문제 탓…조만간 재공고 예정
원충희 기자공개 2018-11-30 09:42:31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9일 08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공고 냈던 '금융감독원 분담금 제도개선' 연구용역을 취소했다. 일각에선 금융위·금감원 갈등구도로 비화되는데 부담을 느껴 취소했다는 해석도 있었지만 진짜 원인은 행정절차 미준수다. 금융위는 절차적 문제가 해소된 만큼 조만간 연구용역을 재공고할 계획이다.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2일 '금감원 재원으로서의 분담금 제도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공고했다가 나흘 뒤인 16일에 취소했다.
당시 공고한 연구용역은 2006년 제정된 금감원 분담금 기준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내용이다. 업권별 유·불리를 최소화할 개선방안은 물론 감독분담금 규모의 적정성과 발행분담금 반환근거도 연구범위에 포함돼 있다.
금감원은 한국은행, 예금보험공사와 같은 무자본특수법인으로 정부예산이 아닌 감독대상 기업이 내는 분담금으로 살림을 꾸리고 있다. 분담금은 크게 감독분담금과 발행분담금으로 구분되는데 감독분담금은 금융회사들이 납부하며 발행분담금은 주식·채권 등을 발행하는 기업이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하면서 내는 돈이다. 2018년도 기준 감독분담금은 2810억원(77.5%), 발행분담금은 681억원(18.8%) 규모로 금감원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분담금은 금융위와 금감원 모두에게 예민한 이슈다. 지난해 감사원은 금감원의 분담금이 수년간 급증했다며 방만운영을 지적하고 금융위에 개선을 요구했다. 실제로 감독분담금은 2014년 2000억원을 넘어선 뒤 올해 2810억원까지 4년간 800억원 넘게 증가했다. 2017년에는 2900억원을 웃돌기도 했다.
문제는 시점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관계가 미묘한 시기에 제도개편을 추진해 당국 안팎에서 의구심이 증폭됐다. 연구용역 의도를 순수하게 보지 않는 시각이 존재했다. 윤석헌 원장 취임 후 금융위와 금감원 간에 불편한 상황이 연이어 연출됐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분담금제도 개편을 근거로 금감원 예산을 옥죄려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융위의 연구용역 취소결정을 두고 당국 간 갈등구도로 비화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 탓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위의 얘기는 다르다. 행정절차상 문제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달사업법(조달사업에 관한 법률)상 1억원 이상의 용역은 조달청의 사전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준수하지 않은 채 공고를 올린 게 문제가 돼 취소한 것"이라며 "지난 27일 조달청으로부터 사전심사가 완료됐다는 통지를 받은 만큼 조만간 다시 공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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